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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부의 세습이 학력세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기사입력: 2008/03/11 [09:3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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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논술위원/북경대학 아시아아프리카연수고특임연구원
 부의 세습이 학력세습의 구조가 되는 악순환의 고리 끊어야 한다.
교육을 통해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는 대입3단계 자율화방안과 영어수업 방식이 과연 국민 누구나 낙오하지 않고 교육격차를 해소시킬 수 있을까.

우리나라 국민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뜨거운 교육열은 그 어떤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자원도 없고 자본도 없는 이 땅이 사람 하나로 세계 상위권의 경제국이 되었다. 국가경제 발전은 소득의 불균형을 심화시켰고 그로 인해 교육 빈부가 생겨났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학력 중심 사회이다. 1급 이상 고위 공직자, 국회의원, 중앙언론사 간부, 재계 최고 경영자 등의 학력 통계 자료는 대부분 명문대 출신이다. IT기술의 발달로 교육 기회가 넓혀져 교육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경제 활동에 따른 소득 편차나 고수입의 조건에 따라 사실상 명문대 학력은 현대판 호폐로 작용한다. 명문대 출신들로 구성된 극소수에 의해 대부분의 영역에서 의제가 형성되고 정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새로운 발표문대로, 2010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교에서 영어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고 해서 교육이 가난의 대물림 되는 악순환이 끊어지고 개천에서 용 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저소득층 자녀들은 입시경쟁에서 사교육에 밀릴 수밖에 없지만, 중식비도 제대로 못내는 상황에서 월 100만원이 넘는 고액과외는 꿈도 못 꾼다.

숙제도 돈을 주고 사는 세상!  숙제를 대행해 주고 숙제할 시간을 소위 시험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수행평가 대행업체가 활발히 운영된다.

부모의 월소득과 자녀의 수능점수차이 비교 결과를 발표한 고려대 김경근 교수의 발표문을 보면,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경우 수능점수가 평균 287점인데 비해 월 소득이 500만원이 넘는 경우 평균 317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소득층 가정의 자녀가 서울대에 입학한 비율이 일반 가정의 자녀보다 15년 사이에 17배나 늘어나 부모의 소득 격차가 자녀의 교육 격차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유는 사교육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교육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일어나 결국에는 안타까운 가난의 대물림, 유치원때부터 영어선생을 모시고 공부한 학생과 중학교에서 영어를 처음배우기 시작하여 영어로 수업하면 전혀 알아들을 수없는 학생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 그 속에서 근본적인 교육의 풍토를 바꾸지는 않는 한, 한 교실에서 영어로 수업하는 정책만 발표한다고 하여 인재가 공정하게 육성이 될까!

 거창한 정책구호나 거듭되는 정책개선보다는 미세조정에 관심해야 한다.

2009년부터 시행되는 농어촌 교사들의 가산제가 폐기되면 교사들의 소규모학교 기피 현상마저 잇따르게 될 것이다. 도. 농간의 교육 격차도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교육의 양극화는 능력의 지표가 되고 있는 학력의 특권화로 학벌 중심 사회로 계속해서 변질되고 심화될 것이다.

부의 세습화로 명문가를 만들어 검증 받지 못한 무능력한 재벌 2.3세가 기업과 나라에 큰 손실을 일으키게 하는 거듭되는 우를 벗어버려야 하는 것이 과제인 것처럼, 교육정책이 하루속히 학력세습 구조부터 벗겨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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