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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끊임없는 음모가 우리를 파괴한다
기사입력: 2007/09/13 [14:3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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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북경대학 아시아 아프리카연구소 특임 연구원
 ‘동물의 세계’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보면,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면 도전자가 생겨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난다. 피 터지는 대결 속에서 패자는 노을 속으로 사라진다. 추방된 자는 무리의 주위를 겉돌며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되고, 승리자는 잠시 모든 것을 소유하며 군림하고 산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나 싸움에서 지면 쓸쓸히 사라져야하는 것이 정글의 법칙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이 거대한 지구촌에는 세계를 움직이는 힘이 눈에 보이는 세계보다는, 보이지 않는 힘이 숨어 있듯이 조직에든 개인이든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공식적인 역사의 뒤에 숨은 힘은 때로는 검은 권력으로, 사람들의 약점들 곧 각종비행 · 부적절한 성행위· 기괴한 가십 혹은 비밀들을 캐내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파괴하지만, 상대국가든 개인이든 우위에 서고자 하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파괴의 위협을 무릅쓰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익과 결탁된 음모가 도사린다는 점에서 공통이다.

  동물들은 단지 힘의 우위로 결정하지만 사람은 전략적 사고능력이 있어 지능과 가공할 창의력을 발휘하여 좋지 못한 일을 꾸미는 음모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지위에 대한 도전이라고 인식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방어적 전략을 짠다하나 실상은 불완전한 이성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둔 이즈음, 후보들이 죽기 살기로 싸우는 광경을 슬며시 호기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지켜보다가 그 싸움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특정인을 위해 목숨을 거는듯하나 지고나면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를 하면서도 선거철만 되면,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상대방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소문공장을 만들어 과대 생산을 하는 제철이다.
 음모는 불신과 의혹의 진창에 서식한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역사적· 정치적 사건 배후의 실체들, 공개되지 않는 진실은 얼마나 많겠는가.

 음모는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가지를 치며 번성된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어 온 많은 것들은 어쩌면 사실이 아닐는지도 모른다. 특정 권력집단이 만들어 낸 위선과 거짓 즉, 음모론의 산물일수 있기 때문이다.

 음모는 계략적인 기획과 의도가 병행되어야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자신을 무장하고 정당한 싸움을 하기보다는 약점을 잡아내는 것이 상대방 제거에 편하고 용이하기에 거짓 정보를 유포해 상대방을 옳아 매는 방법을 비일비재 선택한다.

 음모는 언제나 정보에 편승한다. 자신의 지위에 대한 도전(영역), 자신의 힘에 대한 도전(권력), 이성에 대한 도전(성), 자신의 것에 대한 도전(애착), 자신의 삶에 대한 도전(생존), 등 이 모든 본능적 욕구가 위협을 받는 곳에는 누구든 이겨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치장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극도의 개인주의적 사회현상이 자신에게 해로울 것 같은 작은 정보에 스치기만 해도 음모를 꾸미기 위한 검은 휘장을 치고 있기에 추하고 더러운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조차 이웃을 파괴하는 일을 서슴없이 자행한다.

 상생이 자리할 곳이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정글 그 이상이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는 없다. 음모의 세 싸움이 계속되는 한, 언젠가는 처절한 모습으로 퇴장해야 한다.

 더불어 살아가야 잘 살 수 있는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물고 뜯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극도의 이기심에서 발생하는 비이성적인 어리석음을 멈춰 서자. 자기 파괴적 불합리한 음모가 만들어지는 본능의 세계인 이드의 세계에서 벗어나 감정의 파수꾼인 초자아의 세계로 전환해야할 그 때, 하늘에 계신이가 항상 지켜보고 계심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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