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회/교육
추창호의 애송.詩
기사입력: 2006/01/13 [10:38]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추창호 시인
 
 
수양산조
 
                         박 재 삼
 
궂은 일들은 다 물아래 흘러지이다.
강가에서 빌어 본 사람이면 이 좋은 봄날
휘드린 수양버들을 그냥 보아 버릴까.


아직도 손끝에는 때가 남아 부끄러운
봄날이 아픈 내 마음 복판을 뻗어
떨리는 가장가지를 볕살 속에 내 놓아….


이길 수가 없다. 이길 수가 없다.
오로지 졸음에는 이길 수가 없다.
종일을 수양이 뇌어 강은 좋이 빛나네.

강가에 있는 수양버들, 그 휘늘어진 가지마다 아픔을 딛고 생살을 돋게 하는 봄빛이 흐른다. 참 평화로운 모습이다. 궂은 일을 다 물아래 흘러가길 빌어 본 사람의 간절한 소망은 바로 이런 평화로운 모습이 아닐까?


한(恨)의 정서를 노래함으로써 전통적 서정시를 계승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재삼시인은 시조시인이기도 하다. 그에게 있어 정형의 틀은 구속이 아니다. 율격 속에 무한대의 자유 리듬이 들어 있음을 보여 준다. 마음 속으로 또는 소리내어 이 시조를 읽어보라. 수양버들의 그 낭창한 가지처럼 함축과 절제 그리고 “묘한 울림”을 주는 시조의 맛깔스러운 멋을 맛볼 수 있으리니...


미당 서정주시인이 ‘20세기 한국의 마지막 서정시인’이라고 예찬했던 박재삼 시인은 1933년 일본 동경에서 태어나서 만 4세가 되던 때 어머니의 고향인 삼천포로 나와 삼천포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를 수학했다.
 
1953년 ‘문예’에서 시조 ‘강가에서’가 추천되고, 55년 서정주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시와 시조로 문단에 나온 박 시인은 62년 첫시집 ‘춘향이 마음’에서부터 ‘햇빛 속에서’ ‘천년의 바람’ ‘비듣는 가을나무’ ‘해와 달의 궤적’ ‘다시 그리움으로’에 이르기까지 15권의 시집을 펴냈다.


추창호시인 약력
계간 ‘시조와 비평’ 및 ‘월간문학’ 신인상/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조사랑’
(http://user.chollian.net/~ckd18) 및 동시조교실 운영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