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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말에 대하여
기사입력: 2006/01/12 [14:2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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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도·수필가 건영화학 대표

“좋은 말은 좋은 마음씨에서 배어 나오는 것”
 
어떤 청년이 평소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누나가 있었다. 벼르고 벼르다 어떤 날 드디어 그 누나랑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아~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만나서 아침식사도 같이 하고, 롯데월드에 가서 놀이기구도 같이 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놀았다.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늦은 저녁시간 롯데월드에서 나와서 석촌호수도 걷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하 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앞쪽 횡단보도만 건너면 이제 그 누나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었다.  이대로 헤어지기가 아쉽고 왠지 그냥 보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속마음을 표현하기로 했다.
 
누나를 향한 내 마음을…
 
그래서 일단 누나의 외모에 대한 칭찬으로 자연스럽게 시작하려고 했다. 슬쩍 누나 옆으로 다가가 걸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누나…누나 얼굴은, 남자들이 많이…꼴리게 생겼어요.”
 
이렇게 말해 버렸다. 젠장!
 
꼴리게! 뭐가 꼴려 대체! 으악!!
 
귀싸대기 한대 맞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끌리게”라고 말 하려고 했는데…
 
그게 그만… 젠장!
 
우리의 옛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다.
 
말이란 그 사람의 내면을 표현하는 얼굴이라고도 했다. 가까운 사이라도 할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그 사람이 무식한지, 무례한지 막되어 소위 싸가지 없는지…가 모두 말에 기인한다.
 
잘못된 말 한마디로 철천지원수처럼 보일 수도 있고 따뜻한 말 한마디 일생동안 잊혀지지 않는 감동으로 가슴속에 남을 수도 있다.
 
말은 지식이나 경륜에 의해서 좌우될 수도 있지만 인격의 바탕이나 성격 또한 말을 지배한다고 여겨진다.
 
공공장소이거나 회의 중일 때는 가급적 사투리를 쓰지 않는 것이 고급스럽고 정중하다.
 
그런데 말을 함부로 하거나 사투리를 고의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딴에는 정겹게 한다고 그러는 모양인데, 솔직히 정겹지가 않다.
 
말이란 받아들이는 쪽에서 정겨워야 하는 것이지 말하는 쪽에서 기분 낼 일은 아닌 것 같다.
 
선배에게 “하십시오” 라든지 “하이소” “해주이소” 까지는 좋으나 “하소”라는 말은 건방진 말이 된다.
 
단둘이 있을 때 친한 사이라면 “형님 그렇게 하소”한다면 그런 때는 괜찮을는지 몰라도 마이크 들고 여러 사람 앞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느낌이 든다.
 
말은 화살과 같아서 한 번 뱉으면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쪼록 정겨운 말들을 사용하는 것이 삶에 유익하다는 것은 뻔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이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으니 아름다운 말들을 사용하여 만나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건네주어야 하겠다.
 
좋은 말은 좋은 마음씨에서 배어 나오는 것이기에 우선  겸허하며 온유한 마음의 밭을 일구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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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vymiran 2008/01/27 [03:21] 수정 | 삭제
  • 첨 공감이 갑니다
    온 몸뚱이중에서 제일 다스리기힘들고
    도둑이 절대로 훔쳐가지 못하는 것이 세치 혀라지요 ^^~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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