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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인생 삼락 중의 하나는.
기사입력: 2009/01/07 [21:1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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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창호
 
▲     추창호
맹자가 말한 세 가지 즐거움 중에 '득천하영재이교육'(得天下英才而敎育)이라는 말이 있다. 즉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시키는' 것이 인생의 큰 즐거움 중의 하나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직은 참 축복 받은 직업이다. 그래서 참된 제자를 키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선생님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는가 보다.
  그러나 요즘 세태는 꼭 그렇게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선생님을 욕보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식에 대한 교육적인 꾸지람에도 불만을 품고 선생님께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거나, 툭 하면 교장실이나 교육청에 항의성 전화를 한다. 뿐만 아니다. 이제는 그것도 부족하여 익명의 세계인 사이버 공간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이런 어른의 흉내를 내고 있는 일이 있다니, 참으로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때 교육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촌지, 체벌 운운하며 교권을 실추시키던 그런 날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찌 소신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KBS 2TV '박중훈 쇼-대한민국 일요일 밤'에 출연한 최진영씨가 "누나가 떠나기 며칠 전 '내 이름은 '최진실'인데 사람들은 왜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그간 악성댓글로 무수한 고통을 받아왔던 사연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무척 마음이 아팠다. 그러다가 그 이야기에 ‘최진실’이라는 이름대신 ‘선생님’이라는 말을 넣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요즘 막나가는 세태에 대해 실소를 머금은 적이 있다.
  선생님도 사람이라 신처럼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간혹 선생님에 대해 사소한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형식으로 그 불만을 표출하고 선생님을 폄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은 믿음을 바탕으로 하며, 그 믿음이 없다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난다. 「일본 관계에 고위직으로 있던 아버지를 가진 아들이 있었다. 그 아이는 자기 아버지가 이 세상에서 최고인 줄 알았기 때문에 담임선생님을 아주 우습게 여기곤 했다. 그런 이유로 선생님의 어떤 말씀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아 개망나니처럼 자라게 되었다. 이런 아들을 본 아버지가 걱정 끝에 담임선생님을 초청하여 공경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하였다. 담임선생님이 찾아오시자 그 아버지는 맨발로 뛰어나가 큰 절을 하며 아주 깍듯이 모셨다.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본 아들은 그제서야 자기 아버지보다 더 높으신 어른이 자기 담임선생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뒤로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게 되었으며, 훗날 일본에서 내놓아라는 훌륭한 인물로 성장하게 되었다」는 일화였는데, 오늘날 우리가 한 번쯤은 되새겨보아야 할 내용이 아닌가 한다.
  무자년 한 해가 며칠 남지 않았다. 교직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써 이런 저런 반성의 시간을 갖고 있다. 학생들의 인성면이나 학력면에서 나름대로 노력을 해왔고, 괄목할만한 성과도 거두었다고 자부하지만, 참담한 일 하나도 겪었다. 비록 그 제자를 진심으로 용서하고 멋지게 자라길 기원하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마음이 무겁기 짝이 없다.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휴지 조각처럼 밟히는 세태도 세태지만 무엇보다도 완벽한 선생님이 되지 못한 나의 부족함 때문이다. 참 선생님이 되기 위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몇 년 전, 자신의 미니홈피에 동부도서관에 있는 내 시조집을 읽고 느낀 감상을 올린 제자의 글을 우연히 읽게 된 적이 있는데, 오늘따라 유별스레 생각이 난다. "취미활동 시간, 서예부를 맡으셨던 선생님의 지도아래, 작은 손으로 처음 붓을 잡아보고 먹물이 손에 묻어 늘 씻는 것이 귀찮기만 했던 그때, 화선지를 잊고 안 가져 올 때면 잔소리가 무섭던 그때, 가르침에 있어 너무나 진지한 선생님 모습과 글씨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결코 잊을 수 없던 그 수업 시간...이렇게 멋지신 모습인줄을 내 나이 22살, 선생님을 뵌 후로 12년이 지나고서야 깨닫습니다."라는. 기축년 새해에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제대로 서기를 간절히 기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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