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안전은 행복)
2차섹션 선택
한글 자동차
기사입력: 2015/09/25 [09:39]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UWNEWS
▲ 한재경 교통안전공단 울산지사 교수     ©UWNEWS
한글 사용을 굳이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억지로 되는 문제가 아니고 당사자들이 필요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율이 더 좋다.

그러나 자율도 간간이 정도를 벗어나기에 주의를 환기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거리의 간판이나 TV 광고에는 많은 외래어가 사용되고 있고, 사람들의 대화에도 가끔 외래어가 쓰인다. 그래도 자랑스러운 한글의 포용성이라고 생각될 정도이니 괜찮다.

그러나 자동차 쪽은 좀 심한 것 같다. 자동차 이름에서부터 각종 부품 명에 이르기까지 우리말이 드물다. 얼마 전 국산 차의 한글사용 실태를 조사해 본 결과, 현재 판매 중인 국산차 중 한글 이름을 단 차종이 단 한 대도 없었다고 한다. 최근에 파워프라자라는 회사가 만든 전기 자동차에 ‘예쁘자나’라는 한글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사실 과거에는 한글 이름 자동차가 몇 종 있었다. 대우자동차가 1997년 출시했던 ‘누비라’는 이리저리 거리낌 없이 다닌다는 뜻의 우리말이다. 2003년에 출시했던 쌍용자동차의 ‘무쏘’도 우리말 코뿔소인 ‘무소’를 경음화한 표현이다. 튼튼하고 강력한 어감을 느낄 만하다. 1998년 삼성자동차에서 출시했던 ‘야무진’의 표기는 한글이지만 “Yes! Mount the Images”의 머리글자 조합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몇 종의 한글 이름 자동차가 있었지만, 현재는 국내 자동차 회사에서 한글 이름 자체를 꺼린다고 한다. 이는 수출과 마케팅에 영어 이름이 선호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수용 자동차에는 한글 이름을 사용하고, 수출용은 별도 영어 이름을 지으면 어떨까? 이 방식도 내수용과 수출용에 따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일관성이 없고 상표 홍보 측면에서 시간과 비용이 더 들어 추가 부담이 생긴다고 한다. 어찌 보면 자동차 자체가 외국에서 도입된 것이기 때문에 관련 용어나 이름이 외국어로 쓰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한글보다는 세계 공용어인 영어가 더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글 이름을 가진 자동차가 세계의 거리를 누비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한글의 우수성을 굳이 자랑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과학적인 한글의 장점이 복잡한 사용법에 의해 희석되거나 권위적인 존칭의 발달로 오해나 시비가 잦은 비효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한글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언어로 평가받고 위상도 가지고 있으므로 한글 이름 자체도 상품성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멋진 한글 이름 자동차를 기대해본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