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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포럼이 잘 되려면
기사입력: 2008/12/31 [12:2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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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돈만 울산문인협회 회장
   
울산은 참으로 알고도 모를 도시라 한다.
 인구 겨우 1백1만 명에 일간지가 5개나 되고 주간지도 서너 개가 있다.
 인구 3백60만 명을 육박하는 부산은 일간지가 현재로 달랑 2개뿐이다.
 울산보다 인구가 3배나 많은 도시에 신문이 2개뿐인데, 울산은 5개나 되니 가히 언론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고로 언론은 질이 중요한 것이지 량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는 것이 언론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다시 부연하자면 문학에서는 습작의 많은 량이 질로 변할 수 있다는 원리는 있지만, 언론의 양이 곧 질로 변한다는 말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좁은 울산바닥에 한 신문만 보면 울산 돌아가는 거를 환히 알 수 있는데, 굳이 그렇고 그런 신문을 왜 봐야 하느냐는 독자의 불평소리도 들리기도 한다.
 기업은 운영이 안 되면 영업정지를 하거나 폐업을 한다.
 그러나 신문사는 한 번 문을 열었다 하면 좀체 폐업을 하지 않는다. 신문사가 운영난이 오면 또 누군가가 나타나 어떤 형태이든 승계를 하여 명맥을 유지해 나간다.
 신문사 운영의 90% 이상이 광고 수입이라면 이 많은 신문사들이 살아남으려면 광고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할까. 신문사 광고 직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역으로 광고주들의 고통도 이만 저만이 아닐지 모른다.
 왜 길게 울산의 언론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요즘 우후죽순 처람 울산에 포럼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언론이나 포럼은 어찌 보면 여론 형성이나 대중 토론장이라는 면에서 볼 때 너무 닮았다.
 포럼(Forum)은 고대 로마의 도시에서 공공건물과 주량으로 둘러싸인 구역의 한 복판에 있는 다목적의 열린 공간을 말한다. 여기서 발전되어 공공집회 광장으로 발전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포럼의 뜻이 다양하게 변해 ‘공개 토론장’이니, ‘여론의 심판’이니, 심지어는 ‘법정’ ‘재판소’ 같은 뜻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문제는 울산에도 언론 천국처럼 포럼 천국이 되느냐 이 말이다. 천국이라는 말이 칭찬의 말이 아니라 빈정거림이라는 것쯤은 다 알 것이다.
 요즘 식자들이 몇이 모였다 하면 ‘포럼이나 한 번 만들어 볼가’ 하는 식으로 나온다. 포럼이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포럼의 속성상 그 어느 단체보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미래 지향적이어야 대중의 인기를 끌 수 있다. 탁상공론만 할 것이 아니라 길가의 쓰레기도 줍는 봉사 정신도 있어야 한다.
 언론이 남에게 일전 한 푼도 폐를 끼치지 않고 자력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때가 가장 힘이 셀 때이다. 포럼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자력으로 운영을 한다면 큰 소리 치며 여론을 조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관을 만들어 회장은 얼마를 내고 부회장들은 얼마를 내고 이사들이 얼마를 내어야 하고 회원들의 회비는 얼마고.....,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그 자체가 바로 또 다른 민폐일지도 모른다.
 포럼은 어디까지나 사회봉사단체이다. 정말 깊은 뜻이 있는 독지가가 선뜻 거금을 내어 조직을 만들어 일을 하다보면 그 정신에 동조하는 분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재정 운영이 되어야 바람직하다.
 포럼은 조직으로 과시하려거나 군림하려는 의도가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포럼은 근본 취지대로 회원이 아니더라도 부담 없이 아무나 가서 한마디 할 수 있는 공공 토론 광장이 되어야 한다.
 제발 울산의 포럼들이 아침 이슬처럼 사라지지 말고 그 역할을 다 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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