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회/교육
화장실문화
기사입력: 2007/12/05 [18:00]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박정옥 나래수필 문학회 회장
 
며칠 전 서울 코엑스에서 세계 60여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화장실협회(WTA)가 첫 개막식을 올렸다. 이 협회는 한국이 주도국이 되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사랑의 화장실 짓기’운동을 펼쳐서 화장실문제로 고통 받는 저개발국가의 빈민들을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행사일정에는 경기 수원시에 완공된 세계최초의 화장실하우스인 ‘해우재(解虞齋)’및 국내대표적인 화장실 투어도 포함되어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 화장실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었으나 이제는 우리나라 화장실의 변화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화장실의 변천사를  거슬러 올라가본다면 50년대까지만 하여도 화장실을 뒤를 본다는 의미의‘뒷간’으로 불렀다. 그 후로는 변소, 화장실, TOILET이나 RESTROOM 등으로 그 이름이 바뀌어가면서 화장실에 대한 인식 또한 급격히 변화되어 갔다.

윤오영은 그의 작품 <측상락(厠上樂)>중에서 ‘나에게는 한 복지(福地)가 남아있다. 변소에 문을 닫고 용변하는 시간만은 완전히 이 세상과 절연된 특권을 향유한다.’라고 했고  이오덕은 그의 작품 <변소 이야기> 중에서 ‘나는 거기서 아침이면 그날의 일을 설계하기도 하지만....  뜻밖에도 지혜로운 생각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화장실은 이제 더 이상 단순히 배설만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후미진 곳에 설치되어있는 더럽고 냄새나는 장소여서도 안 된다. 그곳에서 독서도 하고 사색과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선 위생적이고 문화적이며 친환경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복지시설까지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식변화는 무엇보다도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등을 유치하면서 대외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불결한 화장실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됨으로써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관광지나 고속도로 휴게소, 경기장의 화장실 수준들은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시설이나 유지관리측면에서 기본적인 문제점들조차 해결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10월 말경에 고교동창 몇 명과 간절곶에 간 적이 있었다. 화장실에 간 친구가 한 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화장실이 너무도 엉망이어서 관리실에 전화해서 시민으로써 한마디 하느라 늦었다는 것이다. 어찌 관리 소홀만 탓할 수 있겠는가.

아름다운 화장실은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유지하는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화장실문화는 다름 아닌 우리의 작은 예절하나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새겨볼 일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