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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포퓰리즘의 난제
기사입력: 2007/05/22 [15:5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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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북경대학 아시아 아프리카연구소 특임연구원
 “저놈 때문에 나라 망한다!!” 며칠 전, 동네 목욕탕에서 고래고래 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목욕탕에 근무하시는 분이 TV에 나오는 대통령에게 온갖 욕설을 퍼붓는게 아닌가!

 대중주의를 지향하는 참여정부, 포퓰리즘 정치체제를 지향하는 노정권이 민중에게 욕을 먹는다는 사실은, 민중정치를 빙자한 사이비 포퓰리즘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대중영합주의’라고 질타를 받는 포퓰리즘은, 정보가 넘쳐나고 급속하게 전달되고 확산되는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무책임하고 가변적이며 즉흥적인 대중을 대상으로, 이성적인 것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정책이랄까. 선심성을 제공하여 이득을 얻는 소수 정치엘리트 집단이, 강렬한 선호를 가진 다수를 향한 환심공세로 인기를 획득하는 전략으로 정권을 움켜 쥔 노정권은 모든 정책의 핵심이 국민에게 있음을 강조하여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표방하지만, 사회 각 계층에서 터져 나오는 증폭되는 갈등을 막을 수는 없어 ‘건강한 사회라면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일축해 왔다.

 정치는 말만 잘하면 표를 던져주고 권력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선거를 통해서 보아왔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고 멀쩡한 사람을 죽이기도 하는 것이 정치다.

 그러한 정치의 핵심에 있는 노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국민들이 속상해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탈 권위주의화하여 권위를 깨고 오로지 대중을 위한 민주주의를 성취했다고 하는 국민의 참여정부를 향해 비난의 소리를 높여가며 욕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국토균형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조성, 행정복합도시 건설 등을 과도하게 진행시켜 왔다.

 역대정부가 추진하다 못한 용산기지 이전, 전시작전권 환수, 국방 개혁, 물가 2% 안정, 수출 3,000억 달러 달성, 방사성 폐기물 부지선정을 18년 만에 민주적 방법으로 타결한 것, 그 외에도 참여정부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해 왔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심으로부터 등 돌림을 당한 참여정부가 무엇을 잘못했느냐 물으면, ‘명쾌한 답은 없음’에도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노 정부를, 민주주의의 기본요건인 국민적 동의를 소홀히 한 아마츄어 정권이었기 때문이라고 정리해 본다.

  대통령의 힘은, 국민적 합의로 이루어 내는 설득의 힘이라는 민주주의적 권위의 힘을 노정권이 간과했기 때문이다.

 노 정권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진 가장 큰 이유는 노대통령이 싸움꾼이라는 것이다.

 한 맺힌 원한을 풀듯이 대통령이 한마디만 하면 정국이 양극화 현상으로 서로 죽일 듯이 싸운다는 사실이다.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대통령상은, 아직 보수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대통령은 국민도 그 누구도 고려하지 않는 듯한, 불쑥 생각 없는 말을 흘려 여기저기 싸움이나 붙이는 상처에 소금뿌리는 사람으로 비추어지다보니 누가 신뢰를 하겠는가!

 신뢰를 잃어버린 대통령에게 희망을 얻으려고 하는 국민이 있을까.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이라고 외치는 대통령에게 어떤 사람이 머무를 수 있을까. 인사방식은 어떤가! 국가정책을 시스템화 하여 오류가 없도록 하여도 불안한데, 언제나 역 발상 식 인사라 할만한, 회전문인사, 코드인사를 해왔으니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라 노무현스러운 대통령이라는 고립노선을 고집한 덕택에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위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386세대임을 자처하는 그의 참모들이 100만 명에 육박하는 청년실업에 대한 민생대책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평생을 올바른 직장 하나 없이 정치개혁에 매달려 온 참모들이 실업의 고통을 이방인의 이야기처럼 외면할 수 있었다니..,

 무리한 공약으로 선심을 쓰고 권력을 거머쥐는 환심성 정치, 포장된 구사로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표방만을 일삼는 허허실실형의 선동형 정치, 과도한 명분을 앞세워 국민의 혈세를 탕진하는 소모성 정권을 이제부터는 철저하게 경계하자. 차기 정권은 감성과 이성이 공유된,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는 정부가 출현하기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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