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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수석(壽石)
기사입력: 2007/04/05 [16:04]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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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욱 울산여고 교감
그 흔한 태몽(胎夢)도 없이
형제 많은 집안의 천덕꾸러기로
따뜻한 엄마 품에 한번 안겨보지도 못한 채
벌건 핏덩이로 좇기듯이 집을 나와
정처 없이 유년(幼年)을반항아로 구르다.
이유없이 얻어맞고 밤낮 없이 터지면서
분한 서러움에 몸서리를 쳤다.
과거는 비참했고 미래는 두렵다.
한 여름 불볕, 맨살 숯 덩이로 태우고
한 겨울 칼바람, 곪은 상처 도려내어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만든다.
물을 술로 마셔 괴로움 잊으려면
만취한 현재는
갈피를 못잡고 비틀거린다.
여럿이 모엿어도 언제나 혼자이다.
문득, 눈을 뜨고 사방을 돌아보면
돌들은 돌로
떼죽음 당한 물고기처럼
배 허옇게 누워있고
깔린 돌밭 한구석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내가 보인다.
심연(心淵)에 바람불어 구름 걷히고
상처마다 쌓인 원한, 물길 따라 떠 보내면
뚜렷하게 보인다.
수반에 앉아 잇는 그림 같은 내 모습이
그래!, 연마하고 또 연마하자.
상처투성이 흉한피부, 기형으로생긴 몸매!
물결처럼부드럽게 먼 산처럼 은은하게

  • 도배방지 이미지

  • 연마 2007/04/09 [10:32] 수정 | 삭제
  • 자기도 용광로같은 불에 달구어야 질그릇이다.
    연마하는것은 수석이든 질그릇이든 같은 철학이네요
    수석의 비밀을 알았습니다.
  • 로사 2007/04/06 [20:50] 수정 | 삭제
  • 제 자신에 대해 모든이들의 존재감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 투고자 2007/04/06 [11:59] 수정 | 삭제
  • '심연(深淵)' 을 '심연(心淵)' 으로 바로 잡습니다.
  • 노피나라 2007/04/06 [11:47] 수정 | 삭제

  • 상처가 많고 못생길수록 수석의 가치가 더하였던 이유를 알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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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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