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한 태몽(胎夢)도 없이 형제 많은 집안의 천덕꾸러기로 따뜻한 엄마 품에 한번 안겨보지도 못한 채 벌건 핏덩이로 좇기듯이 집을 나와 정처 없이 유년(幼年)을반항아로 구르다. 이유없이 얻어맞고 밤낮 없이 터지면서 분한 서러움에 몸서리를 쳤다.
과거는 비참했고 미래는 두렵다. 한 여름 불볕, 맨살 숯 덩이로 태우고 한 겨울 칼바람, 곪은 상처 도려내어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만든다. 물을 술로 마셔 괴로움 잊으려면 만취한 현재는 갈피를 못잡고 비틀거린다.
여럿이 모엿어도 언제나 혼자이다. 문득, 눈을 뜨고 사방을 돌아보면 돌들은 돌로 떼죽음 당한 물고기처럼 배 허옇게 누워있고 깔린 돌밭 한구석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내가 보인다.
심연(心淵)에 바람불어 구름 걷히고 상처마다 쌓인 원한, 물길 따라 떠 보내면 뚜렷하게 보인다. 수반에 앉아 잇는 그림 같은 내 모습이 그래!, 연마하고 또 연마하자. 상처투성이 흉한피부, 기형으로생긴 몸매! 물결처럼부드럽게 먼 산처럼 은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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