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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도
못난 벗도 벗이다
기사입력: 2018/03/27 [15:42]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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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도 건영화학대표/ 국제PEN문학회원     ©UWNEWS

몽골의 징기스칸(1162~1227)은 어깨위에 앉아있는 매를 언제나 친구로 생각했다.

 
어느날 바위 위에서 흘러 내리는 물을 받아마시려고 하는데 어깨위의 매가 종재기를 엎질러 버렸다. 목이 마른데 물을 마시려고 들면 또 매가 엎질러 버렸다. 일국의 칸(Rhan:지배자)이며, 부하들도 모두 지켜보고 있는데, 물을 먹으려고 하면 계속해서 물을 엎질러 버리니 매우 화가 났다. 한 번만 더 그러면 죽여 버린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또 그짓을 하길래 칼로 매의 목을 베어 죽여 버렸다. 그리고 일어나 바위 위로 올라가 물속을 보니, 맹독사가 여러마리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결국 그물을 먹었더라면, 즉사 할 수도 있었을 것인데, 매는 그것을 알고 물을 엎어 버렸던 것이다.

 
그는 매의 죽음을 크게 슬퍼하며, 죽은 매를 갖이고 돌아와 금으로 만든 동상을 세워 주었다. 한쪽 날개에는 “분개하여 판단을 하면 반드시 패하리라.” 또 다른 날개에는 “좀 잘못해도 벗은 벗이다.” 라고 새겨 넣었다고 한다.

 
사소한 오해로 인하여 친구와 불편하게 지내고 있지는 않은지? 아무것도 아닌 일로 화를 내어 나중에 후회한 적은 없었는지? 모든 일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다 있는 것이다.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말은 있다’ 라는 말도 일리 있다. 이 세상의 모든 현명한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배우는 사람이다. 가장 강한 사람은 자기의 감정을 참을줄 아는 사람이다.

 
힘들고 지칠 때 나의 매가 되고 싶은 사람 누구인가를 기억하며, 매의 날개에 적힌 글을 가슴에 새겨야 할것 같다. 못난 남편도 남편이고, 모자란 자식도 자식이다. 못난 상사도 상사이고, 찌질이 부하도 부하이다. ‘못났으니 나에게 붙어있다’ ‘잘나고 위대한 것이 어찌 내곁에 머물러 주겠는가?’ 라고 생각하면 만사형통이다. 좀 잘못해도 벗은 벗이다.

 
사람들은 다 남의 탓만 한다. 함께 여럿이 산에 갔는데 동호회 총무를 보고 하는 말이 “예쁜 산도 많은데 왜 이런 악산을 택했는가?” 라며 투덜거렸다. 산은 늘 어렵다. 쉬운것에 가 닿으려면 그건 산이 아니다. 그럴러면 거실에 앉아 TV나 보지 뭐하러 등산 모임에 들었나? 말이다. 쉬운 인생을 살려는 사람에게 산은 아니다. 우리가 산에 가는 이유는 그곳에 쉽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 쉽지 않은 것이, 우리를 달라지게 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우리는 산에 오른다.

 
사람들은 쉬운 것만 찾는다. 적은 돈으로 맛 좋은 곳을 찾고, 적게 일하고 수입 많은 곳을 찾고, 사랑조차도 거저 먹으려 한다. 어디 돈 많고, 건강하게 잘 생기고 유머도 있고...... 그러면서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인간 어디 없나? 라며 오래 방황한다. 사랑이 얼마나 인연과 맞아야 하며 희생과 눈물이나 노력이 따를 일인데......

 
그대를 그리워 하는 사람은 누구하고도 만날 수 없고 그때를 그리워 하는 사람은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 사랑한다면 버텨야 한다. 판단을 내릴려면 화를 참으며 버티다가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함부로 내린 결정은 우리를 망하게 한다. 첫눈에 반한 사람은 뒷끝이 별로란다. 못난 벗도 벗이란다.

 
우리들의 완전한 성장은 남들의 시선과 수근거림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 질때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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