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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도
스토우 부인
기사입력: 2017/12/06 [12:3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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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도 건영화학대표/ 국제PEN문학회원     ©UWNEWS

 평범했던 미국의 ‘스토우’ 부인이 있었다. 뒤늦게 늦둥이 딸 하나를 얻어 애지중지 하며 키우다가, 사고로 아이를 잃고 말았다.

 
식음을 전폐하다 싶이 몹시 슬퍼하고 있던 어떤날, 우연히 흑인 노예시장을 지나가다가, 제각기 다른 곳으로 뿔뿔이 팔려나가는 한 노예 가족의 슬픔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돌아와 ‘엉클 톰스 캐빈’ 이라는 유명한 소설을 쓰게 되었다.

 
스토우 부인 자신도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처지 였지만, 그런 자신의 형편 보다는, 억지로 돈에 팔려 나가는 가족들이 생이별을 당하는 흑인 노예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불쌍하게 여겨, 휴머니즘을 주제로 한 작품 ‘엉클톰스캐빈’이 세상에 태어났다.

 
훗날 우연히 이책을 읽고 노예 해방을 결심했던 링컨 대통령은, 수소문 끝에 그녀를 만나보고 엄청 놀라워 했다. 그녀가 특별히 강해 보이거나 역량이 있어 보이는 작가가 아니라, 체격도 작고 아름답지도 않은, 길모퉁이 어디에서 라도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를 만난 잠시후 링컨은 그녀의 손을 잡고 이렇게 외쳤다.

 
“하나님은 가장 약한자의 손을 빌려 세계의 역사를 바꾸고 계셨다.”

 
평범하고 연약하기 짝이 없는 부인의 자비심, 곧 딱한 이웃을 불쌍히 여기는 인간애가 ‘노예해방’ 이라는 대역사를 이룩해 냈던 것이다.

 
요란한 구호, 입에 발린 포퓰리즘 보다는 이웃을 불쌍하게 바라보는 연민의 마음, 관용과 용서의 자세, 친절, 봉사의 정신과 같은 따스한 인간애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오늘이다.

 
한 사람의 따뜻한 인간애로 살만한 세상으로 바꿀수 있는 본보기로 삼을만 하다.

 
너도나도 글을 쓴다. 때때로 나는 왜 글을 쓰고 있는지, 써야 하는지도 모르고 글을 쓴다. 그냥 그렇게 글을 써왔으나, 가끔 자신을 뒤돌아 보면서, 책임을 느낄때가 자주 일어난다.

 
우리의 오늘은 어제의 연속이고 어제는 그젯날의 이음이다. 과거를 통하여 내일과 연결고리가 되고, 그리하여 더 좋아지는 미래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여긴다.

 
옛날의 박정희 대통령은 수백년동안 이어온 관념과 명분의 포로에서 벗어나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고 외칠 만큼 후대의 평가보다 현실을 중시했다.

 
마흔 여섯에 잉태한 늦둥이의 가난했던 부끄러움이, 태중의 아기를 지우려고 언덕에서 구르기도 하고 간장을 사발째 마시기도 했지만, 끈질긴 생명은 태어났고, 그가 박정희이다.

 
몇날전 그의 백세 생일을 맞아 동상을 세우느니 마느니 옥신각신 하는 후손들을 보면서, 부하의 흉탄에 쓰러지던 순간에 내 뱉은 “나는 괜찮다”라는 마지막 그의 말이 많은 생각들을 떠올리게 한다.

 
모든 것이 날마다 새로워 지는 오늘, 우리 모두의 입에서 “우리는 지금 괜찮다”는 노래소리가 ‘가을앓이’를 하는 노래가 되지 않기를 빌며 우리 서로 사랑하는 세상이 되도록 더욱 노력 했으면 한다. 노예해방을 일으켰던 스토우 부인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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