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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한로와 상강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
기사입력: 2017/09/27 [12:2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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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로(寒露)
추분과 상강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 9월, 양력으로 10월 8일경이다.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말뜻 그대로 찬이슬이 맺힌다. 세시명절인 중양절(重陽節 : 重九)과 비슷한 때이다.


 한로는 세시명절이라기보다는 다만 기후의 변화를 읽는 절기로 유용했다. 한로를 전후해 국화전을 지지고 국화술을 담그며, 온갖 모임이나 놀이가 성행한다.

 

특히 한로는 중양절과 비슷한 시기에 드는 때가 많으므로 중양절 풍속인 머리에 수유(茱萸)를 꽂거나, 높은 데 올라가 고향을 바라본다든지 하는 내용이 한시(漢詩)에 자주 나타난다. 높은 산에 올라가 머리에 수유를 꽂으면 잡귀를 쫓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수유열매가 붉은 자줏빛인데 붉은색은 양(陽)색으로 벽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로 즈음은 찬이슬이 맺힐 시기여서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은 오곡백과를 수확하기 위해 타작이 한창인 때이다.


한편 여름철의 꽃보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짙어지고, 제비 같은 여름새와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교체되는 시기이다.  이 무렵 서민들은 추어탕을 즐겼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미꾸라지가 양기를 돋우는 데 좋다고 하였다.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 하여 미꾸라지를 추어(鰍魚)라 한 듯하다.


 한로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제비가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따뜻한 곳으로 이동한다는 뜻으로 한로(寒露)가 추워지는 기점임을 강조한 속담이다.

 

이밖에도 한로에 접어들면 찬 이슬이 내리게 되는데, 이슬이 내리면 날씨가 쾌청해 곡식들이 잘 무르익게 된다는 의미로 ‘가을 곡식은 찬이슬에 영근다’는 속담이 있다.

 

 


◆상강(霜降)
한로와 입동 사이에 들며, 양력으로 10월 23일 무렵이 된다. 이 시기는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대신에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지는 때이다. 따라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며,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며 국화도 활짝 피는 계절이다. 조선시대에는 상강에 국가의례인 둑제[纛祭]를 행하기도 했다.


특히 농사력으로는 이 시기에 추수가 마무리되는 때이기에 겨울맞이를 시작해야 한다. 

 

이 시기 절식으로는 국화전이 있다. 무쇠로 만든 그릇에 기름을 두르고 여러 색의 국화꽃을 얹은 쌀이나 밀가루 등 각종 반죽을 놓고 지져 먹는다. 그밖에 국화주를 빚어 마시기도 한다.

 

이와 관련된 속담으로 ‘상강 90일 두고 모 심어도 잡곡보다 낫다’가 있다. 상강은 10월 하순경이라 이보다 90일 전인 7월 하순 모내기는 늦기는 하지만 그래도 벼농사가 다른 잡곡보다 낫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식량사정이 극도로 어려웠던 옛날 남부지방에서 벼농사를 중요시한 데서 유래된 말이며, 이외에도 북부 산간지방에서는 보리의 안전월동을 위해 한로 때(양력 10월 8일경) 보리파종을 해야 하며 늦어도 상강(양력 10월 23일경) 전에는 파종을 마쳐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한로 상강에 겉보리 파종 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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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하 2017/10/22 [20:35] 수정 | 삭제
  • 절기상 상강이란 말은 많이도 들었습니다만 위 내용과 같이 상세하게 기록된 내용은 오늘 처음 보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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