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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향
그 소녀들을 생각하며...
기사입력: 2017/08/31 [12:5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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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WNEWS

 

▲ 성주향 부부상담소장     ©UWNEWS

 8월14일은 ‘세계위안부의 날’이다. 제72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울산여성신문사가 주최하는 소녀상 앞에서 열리는 헌정 문화공연에 참석하였다.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헌정하는 뜻을 담은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연이다. 소녀의 눈물인 듯 행사 내내 비가 쏟아졌다.


소녀상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가슴이 저렸다. 단발머리 어린 소녀의 불끈 쥔 주먹에서 죄 없이 당한 성적 굴욕감과 수치심의 분노를 엿볼 수 있었다.   


필자는 십여 년 넘게 울산성폭력상담소장으로써 수많은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소수의 남성들을 상담했다. 여자 어린이와 여중생·여고생들이 많았다.


매년 상담통계 자료에서 보면 어린이 성폭력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피해후유증으로 일생을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악몽을 꾸고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우울증을 앓으며 결혼의 실패도 겪는다.


심리상담을 받고 회복한 경우에는 나름대로 굳굳하게 잘 살아가는 사례를 보면서 시대의 변천을 절감한다.
일제강점기에는 심리상담이라는 상담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시대이다. 소녀상을 유심히 볼수록 짓밟혔던 그 비참한 모습이 애절하다.   


단발머리 소녀상이 나의 초등학교 때 사진의 모습과 너무 흡사하여 관심도가 남달랐다.


소녀상 작가의 뜻이 궁금했다. 머리칼이 뜯겨져 있는 거친 컬은 소녀가 처했던 황폐한 상황을 표현한다고 했다. 왜 맨발인가 싶었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신발을 빼앗겼다는 것이다. 발꿈치가 들려있는 것은 피해자들이 고향에 돌아왔지만 비난과 손가락질만 받을 뿐 정착하지 못한 방황을 상징한다고 했다.


소녀의 왼쪽 어깨에 있는 새는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며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과 현실을 이어주는 매개체라는 것이다. 소녀상 뒤에 있는 그림자는 할머니의 어두운 과거를 보여주면서 소녀가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림자 안에 있는 나비는 환생을 의미한다는 김운성 부부 작가의 제작 뜻을 알고부터 소녀상이 다르게 보였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떠올랐다.  

 

자세히/보아야/예쁘다//오래보아야/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약소국가를 통감한다. 일부 국민들은 소녀상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피해할머니들은 전쟁이 남기고 간 희생자인 것이다. 전쟁의 희생자는 직접 전선에서 싸우는 남성은 물론이지만 간접적인 피해는 여성과 어린이다.


매스컴을 통해 어린소녀들의 처절한 모습과 그들이 할머니가 된 지금의 모습을 대조해 보면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된다는 사실이 가슴에 사무쳤다.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이제 37명이다. 남은 위안부 할머님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국민 모두는 끊임없이 함께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학교교육에서는 나라를 지키는 일과 주권의식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소녀상을 버스에 태우고 방방곡곡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긍정적으로 느꼈다. 널리 알리고 세계적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위안부 피해는 당시에 일본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타국의 수많은 여성들도 전쟁의 희생양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말아야 되며 소녀상은 후세들의 교육의 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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