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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현대기아차 그룹의 당기순이익 감소를 보면서
기사입력: 2017/08/17 [12:5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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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모근 시인/본지 편집위원     ©UWNEWS

울산의 대표적 제조업체를 말한다면 서슴없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이야기 한다.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굳이 거론하는 것은 그만큼 현대자동차가 울산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위상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시장 판매점유율 하락이나 리콜문제는 현대자동차 당국에서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대차의 고질적인 문제가 또 터지고 말았다. 노조가 또 파업을 예고한 것이다. 6년 연속이고 노조 창립 29년 동안 25번 파업이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임금 15만4883원 인상과 순이익 30퍼센트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듣도 보도 못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 보장’을 해달라고 한다. 자동차 산업의 발전으로 생산의 모듈화로 인해 필요 노동자가 줄어드는 게 우려되니 고용안정과 보장을 요구하는 것이다.


예전만큼 차가 안 팔리고 세계 시장도 좋지 못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 요구가 결렬되면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될 것이고 내수와 수출에 지장을 가져온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노조 파업으로 5조 원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한다고 해도 문제다. 노동임금이 올라가면 판매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경제적, 심리적 저항이 높아지고 판매량에 영향을 주게 된다.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 사측은 보통 임금을 줄이거나 인력감축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차에선 ‘아니 될 말씀’이다. 절대 말조차 꺼내지 못하는 사안이다. 노조가 워낙 강해 생각도 못 한다. 그래서 현대차는 매년 협상을 벌여 울며 겨자 먹기로 임금을 조금씩 올려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현대기아차는 매년 신차를 발표하면서 찻값을 꾸준히 조금이라도 올려 소비자의 지갑을 털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타당성을 갖는 것이다. 그것이 첨단부품을 추가하고 성능을 개선했고, 디자인을 바꿨으며 신차개발에 몇 천 억 원이 들어갔다는 홍보를 통해 타당함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것과 전혀 무관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문제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나 있고 국민들이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현대차 경영자와 노조에서도 잘 알고 있다고 본다. 잘 알면서도. 그래도 임금을 올린다. 적든 많든. 현대기아차의 임금이 올라가면 올라가는 그만큼 협력업체의 뼈를 깎는 원가절감 노력이 필수이고 때에 따라 인원감축을 필요로 한다. 배부른 사람의 배를 채우기 위해 배고픈 사람의 피를 짜내는 것이다. 마음 아프고 슬픈 일이다.


그런데 울산이라는 지정학적 특이한 사항을 볼 때 이런 사정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딴지를걸거나 그저 바라볼 뿐 별다른 의견을 내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울산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근로자와 함께 늘 생사를 함께하는 협력업체가 수 천 개나 되고, 현대자동차로 인해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시민의 20%를 넘는다는 말도 있고, 혹은 대다수가 된다는 현실적인 아픈 아킬레스가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많은 돈을 벌고 싶고 풍요롭고 편안하게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는 청년실업문제에서 젊은 인력의 신규채용은 대기업이 모르쇠 할 사항은 아니다. 거기에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노조에서 자신들의 고용안정과 보장을 요구하기에 앞서 앞날을 책임질 청년들에게 취업의 문을 옛날처럼 화끈하게 열어주는 건 어떨까.


 요즘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노오력의 배신’과 ‘하류지향’이라는 책을 통해 적나라하고 사실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어른들의 양보가 확산되어서 책 속의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여름 휴가철에 무거운 화두를 거론하는 것이 무더위처럼 찜찜하다. 그러나 지역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대기업과 노조의 임금협상 과정을 보면서 공연히 다른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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