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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화합(和合)의 길로 나아가는 길
기사입력: 2017/03/31 [17:2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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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형/민주평통 외교안보위원회 상임위원     ©UWNEWS

 인간은 누구나 갈등을 겪으면서 살아간다. 가정에서는 부부갈등(夫婦葛藤), 고부갈등(姑婦葛藤), 부자갈등(父子葛藤), 형제갈등(兄弟葛藤)이 있고, 직장에서는 상하갈등(上下葛藤), 동료갈등(同僚葛藤), 사회에서는 이웃갈등, 계층갈등(階層葛藤), 세대갈등(世代葛藤), 집단갈등(集團葛藤), 지역갈등(地域葛藤) 등이 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는 국가 간의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갈등은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할 때 일어나며, 이러한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심화되면 쌍방 간에 끝임 없는 다툼이 일어나 결국은 이혼, 전쟁 등의 파경(破鏡)에 이르게 된다.


갈등(葛藤, discord, disagreement 또는 conflict)은 원래 한자에서 유래된 말로 갈(葛, 칡)과 등(藤, 등나무)이 합쳐서 한 단어가 된 것이다. 칡과 등나무는 둘 다 대를 휘감고 올라가는 성질이 있는데, 칡은 오른쪽으로 감고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기 때문에 이 둘이 같은 대를 타고 올라가면 서로 목을 조르듯 얽히고설키게 된다.


이처럼 얽히고설키는 갈등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자기 자신의 이익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 이러한 갈등이 생긴다.


요즘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갈등이 얽히고설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대통령 탄핵 사건은 계층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 집단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고설켜 일어난 현상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심각한 분열과 대립을 양산하고 있다.


스포츠재단이라는 한 직장 내에서 발생한 상하간의 갈등이 정치집단간의 갈등으로 비화되었고, 결국은 대통령 탄핵을 놓고 탄핵을 찬성하는 집단과 탄핵을 반대하는 집단으로 양분되어 젊은 세대와 노령세대 간의 갈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8:0 전원일치로 탄핵을 결정한 후에도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로 갈라져 극단적인 대립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대립은 북한 핵위협에 대응한 사드 배치, 재벌개혁, 국정교과서 채택, 무차별복지 등 국정 전반에서 사사건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 국면을 유발하고 있다.


나라 경제는 장기 복합불황으로 빠져들고 있고, 북한의 핵무장으로 국가안보는 백척간두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심각한 갈등과 대립은 나라를 총체적인 위기국면으로 내몰고 있다.


국정을 위기국면에서 정상국면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계층 간, 집단 간,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과제이다. 그러나 이처럼 첨예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굴복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갈등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자신의 탓으로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남에게는 엄격하지만, 자신에게는 매우 관대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세로는 절대로 상대방과 타협할 수 없다.


“저희가 묻기를 마지 아니 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가라사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고.” 성경 요한복음 제8장에 나오는 말이다.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들킨 여인 막달라 마리아를 끌고 나오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새인들에게 예수가 던진 말이다. “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작금의 우리나라 갈등 상황을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이 있을까? 우리 모두가 남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내 탓이오.”를 소리높이 외쳐야 한다. 이것만이 계층 간, 집단 간, 지역 간, 세대 간의 첨예한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첩경이다.


  우리 국가와 사회 전반에 뿌리깊이 만연한 부정부패와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개혁(改革)이든 혁신(革新)이든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과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옛말에 “똥 묻은 개가 겨 뭍은 개 나무란다.”고 하지 않았던가? 자신의 잘못은 고치지 않으면서 남에게 변화를 요구한다면 개혁은커녕 갈등만 키울 뿐이다.


우리 모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옛 선현들의 말씀을 다시 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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