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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화초대석
묘원 노희선 조각보 작가
기사입력: 2016/05/10 [12:17]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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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지기자

 “욕심 없는 세월에 기대어 바늘 끝에 혼을 담아
   봄빛 고이 물들여 한 땀 한 땀 조각천을 이었습니다.”

 

▲  묘원 노희선 조각보 작가   © UWNEWS

 

27일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묘원 노희선 조각보 전시회’의 주인공 노희선 조각보 작가는 1998년 고(故) 이말선 선생님께 사사하여 약 20여년의 세월을 조각보와 함께 했다.


취미로 시작했던 일은 최인숙 규방공예가의 권유로 ‘오색조각보 연구반’을 함께 하며 전문성을 갖추게 되었다. 천을 이어나가며 ‘환갑의 나이에는 꼭 한 번 개인 전시회를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는 그다. 그래서 ‘제1회 묘원 노희선 조각보 전시회’ 속에는 그의 조각보 인생이 모두 담겨 있었다.

 

특히 조각보 누비의 경우 하나를 완성하기까지는 길게는 몇 달이 걸린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자연염색을 통해 원하는 색을 내고 또 그 색에 어울리는 색을 만들어 잇는 섬세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작품을 만들 때 주로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된 하나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작품을 시작하면서 느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생각을 정리 할 수 있다”며 “천을 잇는 것이 곧 시간을 잇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보자기 약 70여점과 주머니, 노리개 등의 소품 200여 개가 전시되었다. 특히 울산차인연합회 부회장을 맡을 만큼 차를 좋아하는 그가 만든 소품들은 차인들에게 어울리는 것들이 많았다. 


특이한 점은 많은 작품을 만들지만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으면 그냥 선물로 드리는 거지요. 아마도 판매를 했다면 지금처럼 멋진 전시회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는 ‘조각보에 마음을 담아 전달하고 싶다’는 소신이 그대로 담겨있다. 


전기가 없던 시절 친구들과 함께 둘레상 펴 놓고 호야등 켜 놓은 채로 이어나가던 바느질이 전시회를 할 만큼 오래 지속해 올 수 있는 것은 그를 지지해주는 든든한 남편과 자녀들이 있었기에 가능 했다고 말하는 그다. 남편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잠시 조각보를 접었지만 이내 곧 다시 바느질을 이어온 그다.

 

“20여 년 동안 좋아서 해 온 일인데, 쉽게 놓을 수가 없더군요.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겪어내야 겠다는 생각에 다시 또 조각보를 짓게 되었습니다.”


그는 오색조각보 회원전, 한일친선협회 일본전시회(10회) 등 전시회를 비롯하여 대한민국 33회 전승공예대전(입선) 외에도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가 이지만 남들 앞에 나서는 일이 없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매사에 겸손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 


“욕심 없이 그저 좋아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칭찬의 말들을 아끼지 않아 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라는 그는 한 가지 꿈이 있다고.


“올해 제가 67세 인데, 나이가 더 들어도 저는 바느질을 놓지 않을 겁니다. 저만이 낼 수 있는 색을 내며 창작활동을 계속 해 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가진 색감을 배우려는 제자들 양성에 힘쓰고 싶습니다. 단 한 팀이라도 꾸준히 조각보 정신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작게나마 수업을 진행 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자연의 모든 것들을 천조각에 녹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까지는 무수한 노력과 정성이 깃들었음이 분명했다. 차를 사랑하고 조각보를 사랑하는 그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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