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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푸른 속살속 감추어진 정갈한 바람
태화동 강변 1.4km 산책로 조성..우레탄 포장과 데크 등 산보 일품
기사입력: 2006/07/03 [17:3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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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객원기자

▲십리대밭의 하늘을 찌를 듯한 대나무 기상     © 울산여성신문사


여름이 성큼 다가와 한 여름으로 치닫고 있다. 조그만 움직임도 귀찮아지는 계절, 이럴 땐 차라리 쉬는 게 어떨까. 울산에는 멀리 가지 않아도 쉴 공간이 얼마든지 많다. 뜨거운 태양아래서도 서걱거리는 옹골찬 움직임이 있는 울산의 생태공원 ‘십리대밭’이 우릴 유혹한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십리대밭은 일반 침엽수림보다 산소 배출량이 30%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울산의 허파’로 환경정화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삼호교 아래 대숲을 눈으로 즐기다 전원아파트 앞 공원에서 열심히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났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사람들은 저마다 하루치 운동량을 채우고 있다.                                        
▲죽순     © 울산여성신문

 
그 사이 명정천은 맑디맑은 물을 태화강으로 쏟아내고 있으며, 아버지와 아들인 듯한 남자 셋이 명정천에 발을 담그고 있다.
명정천 왼쪽 위편에는 우회 데크(나무다리)가 시원스레 자리 잡고 서있다. 그 사이 대숲 길은 속내를 드러내고 사람들을 맞이한다.
데크 길이든, 대숲 길이든 어느 길을 택해도 좋다. 단 돌아올 때는 다른 길을 택하면 훨씬 이용의 폭이 넓어진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때마침 기분 좋은 바람이 살짝 불어와 대나무는 점잖게 몸을 흔들었다. 마치 대숲 길로 오라 헛기침 하는 듯하다. 서걱거리는 대숲 길 초입에 들어서자, 숲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우후죽순이라 했던가. 죽순은 키 높이보다 훨씬 높이 자라 있고 아직 어린 죽순은 바닥에 엎드려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채취금지!’, 당연히 울산의 자랑 대숲에서 죽순을 채취하면 안 될 일. 처음 생긴 굵기대로 평생을 사는 대나무는 꼿꼿함의 상징으로 우리네 삶 속 깊숙이 자리했었다.

여름철이면 대형 마트에 선보이는 ‘죽부인’, ‘대자리’, ‘대발’ 등 대나무 공예품이 여름의 초청인사로 초대되지만, 예전에는 크게 각광받던 우리의 제품이다. 시대의 기류에 편승해 그다지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신 이곳 태화강 대밭이 생태공원으로 거듭났으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게다. 대숲 향기는 걷는 동안 내내 따라와 몸 속 나쁜 바이러스를 물리친다. 어느 새 머리는 맑아지고 호흡도 편안해진다.

십리 대밭의 역사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때 큰 홍수가 나 태화강변의 논과 밭이 소실돼 백사장이 된 적이 있었다. 그때 일본인 ‘오까다 조베이’라는 사람이 백사장을 헐값에 사들어 죽전을 만들었고, 신정동 주민 몇 명이 주변 경작지에 대를 심어 죽림이 형성되었던 것.

대숲생태공원 산책로 1.4㎞구간에 가로등과 조명등이 설치돼 있다. 대나무의 생육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한 키 작은(높이 50㎝) 가로등만으로 설치돼 있으며, 밤에도 안심하고 산책을 할 수 있게 됐다. 원형 쉼터에서 대숲 길을 휘돌아 강변 우레탄 길이 형성된 곳으로 나왔다. 쨍쨍한 햇볕이 반사돼 강물은 은빛 모습을 드러내고 자연친화적인 호안에는 물레나물이 노란색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데크 전망대에 서면 태화강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 울산여성신문
물고기들의 산란장소도 제공돼 있는 태화강은 생태공원 그 자체다. 때마침 펄떡이는 태화강 모치가 향수를 자극시킨다. 모치가 일궈낸 포문에 맘을 뺏겨 태화강에 한참동안 내 모습을 띄웠다. 갯버들, 금불초 물 억새를 내려다보는 내 마음은 태화강물 위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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