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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저출산 현상 이대론 안된다 - ②위기의 유치원
‘문 닫는 유치원’ 늘어나
기사입력: 2006/06/30 [21:41]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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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객원기자
▲     © 울산여성신문

 
저출산 현상 가운데 유치원의 경영난을 꼽게 된다. 불황으로 가계 소득이 줄면서 원비 부담이 적은 어린이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어린이집 또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유치원과 마찬가지다.
 
유치원 경영난은 운영자 뿐 아니라 유치원 교사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특히 영세 유치원은 경영난이 가중돼, 문을 닫는 유치원이 계속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유치원 교사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가 동시 유치원은 위기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저출산으로 타격을 입는 유치원에 대해 알아본다.

◇감소하는 아이, 감소하는 유치원
문 닫는 유치원의 증가는 출산율 급감으로 인해 아동 수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울산시 교육청에 따르면 국공립 유치원이 69개 유치원으로 지난해 보다 1개 유치원이 줄었으며, 사립유치원은 175개로 지난해 보다 5개가 줄었다.

그나마 울산이 다른 도시에 비해 경제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서울 지역의 유치원은 3곳 중 1곳이 문을 닫았을 정도다.

◇비싼 원비, 보조금은 어느 정도?
유치원비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서울의 모 대학 부설 유치원 종일반 원비가 50만원 정도인 반면, 울산은 한달 원비가 17만원 정도이며 부수적으로 더 많은 비용이 들기도 한다. 다행스러운 건 올해부터 저소득층 7세(한국나이)반 원아들에게 지원을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박일건 사립유치원교육회 강북지회장은 “사회의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유치원에서도 극심한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공립 유치원 VS 사립유치원
박일건 사립유치원교육회 강북지회장은 사립유치원이 교육의 질로 보더라도 국공립유치원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국공립에 비해 교육비가 높다고 느껴지는데 실제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나라에서 독자적인 유치원건물을 가지는 단설유치원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 울산에는 강북과 강남에 각각 1개의 단설유치원이 설립돼 있으며 현재 또 짓고 있기도 하다”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단설유치원을 설립하는 것보다 사립유치원에 재정을 지원해 일반 가정경제에 보탬을 주는 것이 훨씬 효능적”이라고 강조했다.

사립유치원 A원장은 “유치원 원장 회의에 참석하면 대부분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신학기 원아모집 때가 되면 아이들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특화된 교육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밝혔다.

병설유치원에 자녀를 보낸 B주부가 “저렴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펼치는 것 같아 자녀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 반면, 사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주부C모씨는 “국공립보다 사립의 교육이 훨씬 짜임새 있고 특화돼 있다”고 말하는 등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폐원하지 않으려 사투 벌임
유치원생이 줄어드는 것은 사립유치원 뿐 아니라 국공립 유치원도 마찬가지다. 원비가 저렴한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려고 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는 실정인 것만 보아도 원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사립유치원은 좀더 나은 교육을 위해 매일 같이 머리를 싸맬 정도로 고심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곧 아이들이 캠프를 가게 되는데요. 장소 선정하는데도 크게 고심을 했습니다. 요즘 학부모들의 지적수준에 맞추기 위해 사전 조사를 철저히 했고 예전보다 훨씬 좋은 프로그램과 시설을 갖춘 곳을 선택했지요. 매번 더 나은 것을 원하고 있는 만큼 저희 종사자들도 게을리 할 수는 없지만, 힘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립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장의 말이 아마 전체 유치원장의 마음과 같을 것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저소득층 자녀에게는 감면 혜택을 주기 위해 공을 들이는 등 유치원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치원생들의 무상교육은 언제?
현재 정부의 계획에 의하면 몇 년 내에 만 5세아는 무상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올해는 저소득층 대상으로 50% 정도의 아이들에게 수업료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몇 년 내 공립유치원 뿐만 아니라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 모두에게 혜택이 주어질 것이다.

박 강북지회장은 “단설유치원이나 국공립유치원에 투자하는 돈은 결국 유치원 주변의 아이들에게 국한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지원되는 예산이 사립유치원에도 적용된다면 예산 낭비도 줄고 훨씬 질 높은 교육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를 키우는데 비용이 얼마’라는 얘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저출산 문제로 인해 의견을 내세우는 가운데 가장 타격을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유아교육계, 그들의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최근 다니던 유치원을 그만둔 박모씨는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는 대학 동창 중 근래 들어 일자리를 잃은 친구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긴 한숨을 쉬었다.
점점 좁아지는 일자리, 그리고 문을 닫는 유치원을 보면서 아이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그리워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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