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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조용한 아침의 나라는 조용하지 않았다
감격에 목메인 동포는 눈물을 흘리기도
기사입력: 2006/06/28 [12:4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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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성 주필/시인
▲     © 울산여성신문

 
이 한국형 터보엔진'은 강력한 '무기'를 탑재한 채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요즘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지구상의 대축제인 월드컵을 관람하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더구나 우리 대한민국이 출전한 토고 전과 프랑스 전이 열리던 날에는 서울 시청 앞의 대규모 응원단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거리응원전이 펼쳐졌고 아파트 단지에서도 밤새도록 창문에 불이 켜져 있었을 정도로 그 열기가 뜨겁다. 

월드컵축구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최로 4년마다 열리는 축제로 제1회 대회는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렸다. 당시 국제축구연맹회장인 J.줄리메가 제공한 줄리메컵이 이 대회에서 3번 우승한 브라질에게 영구히 넘어갈 때까지는 줄리메컵 세계선수권대회라고 불렸는데  그 뒤 FIFA에서 우승컵을 제공하면서  FIFA월드컵이라고도 불렀다.

참가자격은 아마추어와 프로를 가리지 않으며, 선수는 소속 클럽이나 팀의 국적이 아니라 선수 개인의 국적에 속해 출전한다.

한국은 1986년 제13회 멕시코대회, 1990년 제14회 이탈리아대회, 1994년 제15회 미국대회, 1998년 제16회 프랑스대회의 본선경기에 진출함으로써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4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나라가 되었다.

2002년 제17회 월드컵축구대회는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개최되었으며, 한국은 히딩크 감독의 지휘아래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4강에 진출하는 신화를 이루기도 했었다.

이 대회는 2년에 걸친 6대륙별 지역예선과 지역예선에서 선발된 32개의 국가대표 팀이 참가하는 본선으로 경기가 치러진다. 원래1970년대까지는 본선에16개국 국가대표가 참가했으나,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축구대회부터 24개국,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축구대회부터 32개국 국가대표팀이 참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32개 팀 속에는 개최국과 전 대회 우승국이 포함된다. 각 대륙의 예선전은 리그전으로 치러진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 대륙의 팀들은 참가국 수에 따라 몇 개조로 나누어 리그 방식으로 1차 예선전을 벌이는데, 이때 각조 우승을 차지한 팀을 다시 2개조로 나누어 각조 1~2위 팀은 본선에 오르고, 각조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유럽 예선 4위 팀과 최종 플레이오프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본선 진출국을 결정한다.
 
아시아는 4개국에서 유럽 팀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5개국까지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아시아 대륙 최종 예선전의 일정과 장소는 FIFA와 아시아 축구연맹(AFC)이 협의하여 정하는데 장소는 최종 예선전 진출국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서 선정한다.

한국은 앞에서 예시한 연속 4회 진출과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축구대회,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에 참가함으로써 본선에 총 6회 진출했다.
이번 월드컵은 한국으로서는 2002년 안방에서 갖가지 기득권으로 4강의 신화를 창조했다는 빈정거림을 날려 보내기 위해서도 16강 진출이라는 대망의 꿈을 기필코 이끌어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메고 나갔다.

우리 선수들은 이러한 부담을 안고 격돌한 토고전과 프랑스전에서 한국이 2002년 그냥 안방의 기득권으로 4강에 오르지 않았음을 여실히 증명해 주었다.
미꾸라지로 불리는 울산현대소속의 이천수는 13일 밤(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고와 G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후반 9분, 정면에서 돌파하던 박지성이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그림 같은 슛으로 쏘아 올려 동점골을 만들었다.

`마법의 손'이라는 별명을 가진 토고 주전 골키퍼 코시 아가사(FC메스)가 몸을 날렸지만 볼 끝도 건드릴 수 없었을 만큼 정교한 프리킥이었다.

그리고 후반 27분엔 토고진영 페널티박스 밖에서 안정환의 강력한 오른발 슛이 토고의 골네트를 갈랐다. 이골은 한국의 월드컵 21번째 골이자 토고와의 경기를 역전시키는 기적 같은 골이었다. 2002년 한ㆍ일월드컵에서 미국전과 이탈리아 전에서 골을 넣은 바 있는 안정환은 이날 경기 득점으로 월드컵에서만 3골을 기록했다. 안정환은 홍명보, 황선홍, 유상철을 추월하며 한국의 월드컵 최다 골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천수와 안정환이 1골씩을 터뜨린 한국은 토고를 2-1로 제압하고 월드컵 원정 경기사상  첫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19일 새벽에 벌어진 프랑스와의 대결은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되던 경기였다. 그러나 대한의 건아들은 피파 랭킹8위이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프랑스를 맞아 죽을힘을 다해 싸웠다. 전반 초에 어이없이 한골을 잃은 대한민국은 후반전에 들어서도 좀처럼 득점의 기회가 없어 패색이 짙어갔을 때 한국의 기린아 박지성이 후반 36분에 조재진 선수가 헤딩으로 패스해준 공을 비호같이 달려들어 찼다.
 
그의 발을 떠난 공은 골문으로 흡입되면서 이미 문 앞으로 몸이 쏠렸던 프랑스 파비앵 바르테즈 골키퍼의 손끝을 스치며 빨려 들어갔다. 무표정하던 박지성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면서 16강의 청신호가 대한민국을 비추는 순간이기도 했다.
세계 유수 언론들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9일 열린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독일월드컵 우승 후보 프랑스와 1-1로 비기자 한결같이 극적인무승부였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프랑스의 축구매체 '풋볼'은 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 '한국형 터보엔진'은 강력한 '무기'를 탑재한 채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박지성을 극찬했다.

19일 새벽 경기는 독일에서 뛴 우리 축구선수들과 응원단뿐만 아니라 조국 대한민국의 새벽을 열광하게 만들었고 조국의 16강 진출을 열망하는 해외 동포들까지도 감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동포들은 사실상의 승리라며 서로를 얼싸안고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경기모습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였다. 전 세계에 거주하는 한민족들이 일체가 되어 열광하는 19일의 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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