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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
울산의 오월 꽃순례
기사입력: 2006/05/18 [09:12]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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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순 편집국장

신록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5월입니다.
 
상춘의 절기는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 눈을 감아도 천지가 푸르름으로 물들어 있는 듯 하고 산야는 연록과 청록실로 스킬자수한 초록양탄자를 깔아놓은 것 같아 세사에 시달린 심신을 편안히 뉘어도 될 것 같습니다.
 
오월의 미풍에 하늘거리는 연록의 수목을 보고있노라면 신록예찬이 나올 법한데, 산야에서 피고지고 있는 들풀과 들꽃을 보노라면 꽃예찬을 하지 않고 이 오월을 넘어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신록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합니다만 오늘은 봐주는 이가 있든 없든 저 홀로 피고지고 있는 울산의 꽃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저를 따라 가까운 대공원과 문수구장으로 꽃순례를 떠나볼까요?

일을 마친 늦은 시간에도 하늘과 별과 달을 맘껏 쳐다보며 상쾌한 산바람을 만날 수 있는 곳, 조깅을 하다보면 아는 얼굴들을 만나는 정겨운 곳, 늦은 시간에도 안심하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호수와 야산이 있는 110만평의 대공원은 규모나 환경면에서 세계유수의 이름있는 공원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공원정문을 들어서기도 전 이미 아카시아꽃 향은 훈풍을 타고 정신을 아득하게 만들고 맙니다. 야산의 아카시아꽃과 저멀리 산등성이의 하얀 배꽃이 밤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다정도 병인 양 하여 잠 못 이룬다고 옛 시인이 노래했듯 달빛세례를 받은 하얀 배꽃이 봄잠을 설치게도 할 법 합니다.

 풍요의 다리를 건너는 발아래 수련과 물창포가 함초롬히 밤을 맞고 있고 풀밭엔 보랏빛 제비꽃과  민들레가 봄을 떠나기 아쉬워 피어있는데 옆으로 애기똥풀이 노랗게 숲을 덮듯 피어있습니다.

산책길을 따라 핀 연보라 라일락이 삽상한 밤바람에 향기를 실어 보내 코끝을 간질이는데 풀섶에 뱀딸기의 노란 꽃잎이 불빛에 애잔히 피어있네요. 손톱만한 홍자색 앵초가 드문드문 피어있는 옆으로 청보라의 붓꽃이 ‘슬픈소식’이란 꽃말처럼 달빛에 처연하고...

낮은 구릉을 지나 계곡사이 평지의 무논은 써레질도 끝나 결혼 앞둔 처녀같은 모습이 신선하여 참으로 아름답다는 말로밖에 울산의 봄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미색의 인동초가 나무를 타고 피었다 시드는 옆에 일찍 핀 싸리꽃이 올망졸망 꽃잎을 매단 모습이 앙징스럽고, 아! 이 아련한 향내는 꽃망울 속에서 먼저 꽃잎을 터뜨린 찔레꽃의 감미로운 향기였네요. 어느 소리꾼이 찔레꽃 향기가 너무 슬퍼 목 놓아 울었다고 했는데 애련한 향에 가슴이 미어졌을 법 합니다.

 달빛과 가로등 불빛 따라 피고 있는 달맞이꽃의 애잔한 연노랑꽃잎과 신비로운 향이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진 않습니까?  어느 노스님은 여인의 향내인줄 알고 다가갔더니 꽃향이어서 냄새를 맡는다는 표현조차 부끄러워 향내를 마신다고 했지만.

 울산의 봄은 연노랑과 보라와 흰꽃들의 향연이자 향기의 잔치인 것 같습니다. 바쁜 세상일 잠깐 부려두고 그들만의 꽃과 향기의 축제에 함께 해보시면?

이 좋은 오월이 다 가기전 애독자들께 울산의 봄꽃을 찾아 떠나보시라고 권유 드리며 단상을 끝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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