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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맨땅에 해딩하는 우리나라 국민성
기사입력: 2006/04/17 [13:5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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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본지 논설위원

맨땅에 해딩하는 것은 어리석은 모습이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에 어리석게 보여도 도전함으로 예상을 뒤엎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인물들은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자들이다.

인간은 가진것에 익숙하며 익숙한 것은 편리하다. 그러나 반복된다는 것은 이제까지 해오던 방식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기에 가치창조가 결여되고 다양성이 배제된다. 따라서 튀는 것은 돌연변이로 치부된다. 자연과 철학적 사고는 대체로 익숙한 삶을 거부하는데서 진화의 출발로 새로운 경험으로 나아간다. 파괴적 혁신의 성공을 위한 정답은 없다. 다만 스스로가 처한 환경을 뛰어넘는 것이다.

800년 전 씨족을 통일하고 부족과 몽골 고원을 통일하여 1206년 유목제국을 탄생시켰던 징기스칸. 자기네들끼리 치고받아 사분오열하던 괴상한 무리들이 새로운 리더 하나를 중심으로 몰려들더니 닫힌 사고가 열린 사고의 사회로 돌연 바뀐다. 자신이 죽인 적장의 조카딸을 며느리로 삼고 또 다른 적장의 아들을 경호실장으로 측근에 두고, 자신의 부인을 강간한 적장을 포용하고, 할아버지를 죽인 원수의 후손을 우대하고, 과거를 따지지 않고 200만 몽골인을 단결시켜 바깥세상으로 달려나감으로 팍스몽골리칸 시대를 열었다. 수백년 내려오던 전통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는 리더쉽을 발휘함으로 알렉산더와 히틀러, 나폴레옹이 정복한 면적의 2~3배의 더 큰 거대한 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세계 어느 역사에 12척의 배로 수백 척의 적선을 격파한 전쟁사가 있었는가? 선조가 ‘수군을 포기하고 육군에 합류하라’는 교지를 내렸을때, 이순신 장군은 “지금 신에게 12척의 배가 있으니 죽을 힘을 다해 막아 싸운다면 능히 대적할 방책이 있사옵니다”라고 비장한 장계를 올렸다. 12척의 배로 수백 척의 왜선에 맞서겠다는 발상은 남이 가지 않는 길을 만드는 전형이다. 울돌목에서 거둔 조선 수군의 승리는 그야말로 무모한 발상인 것 같지만 우리 민족의 불굴의 정신이다.
경제규모가 우리의 7, 8배에 달하고 매년 수천억원의 기술료를 주면서 일본기술을 가지고 오지만 우리네 가슴속엔 언제나 ‘일본쯤이야’하는 자신감이 있다.
 
2001년 세계 PDP시장의 97%를 독점했던 일본을 제치고 PDP시장을 장악한 한국 경제의 힘은 가히 ‘맨땅에 해딩하는 정신’이다. 중국에서 한국인의 기질을 소개한 책 ‘중국인이 한국인 보다 무엇이 모자란가’에서 축구 시합을 해도 목숨을 걸고 열심히 뛰는 한국 선수들의 정신력을 중국 선수들이 도저히 넘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 한 것처럼, 우리는 어떤 일이 주어지면 죽어도 해내는 기질, 뜨겁고 젊은 피가 한국인의 기질 속에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의 대한민국은 이제 빈곤ㆍ독재 등이 치유됐고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문을 열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꽉 닫힌 폐쇄사회의 옛 향수를 버리지 못하는 대책 없이 부끄러운 편집성 이기주의가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열린우리당이 열린정치를 이야기 하면서 경선조차 깔아뭉개고 게다가 승리 이데올로기에 함몰되는 모습은 참여 정부 여당의 모습이어서는 곤란하다.

세계를 향해 눈을 돌려야한다! 우리나라 면적의 7배나 되는 몽골의 220만 인구가 우리와 연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아시아의 나라들이 아직은 우리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진 것 많이 없어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민족의 힘이 우리에게 있는데 만일에 몽골과 연합국가를 형성한다면 중국이 무서워 할 것이고 미국이 꼬리를 칠 것이다. 아시아가 연합하면 유럽공동체와 팍스아메리카가 두려워 할 것이다.

칼 포터가 사회철학적 자유사회 옹호를 위해 ‘열린정치, 열린사회’를 제창하면서, 광기의 이데올로기에 대항하여 공동체의 삶을 역설한 것처럼 오늘 우리 민족이 관용과 함께 경쟁하는 사회를 만들고 새로운 길을 구축하려면, 합리적 기초에 의한 상식을 뛰어 넘어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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