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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포트라이트
박보봉 전국주부교실 울산지부 회장
“살아가는데 필요한 활동이라면...함께 해주는 회원들이 있어 가능합니다”
기사입력: 2015/03/06 [12:2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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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은 기자
40여 년 울산 환경활동에 앞장선 선구자, 분리수거 정착에 힘써
7백여 회원들과 실질적 환경운동, 소비자운동, 교육운동 등...
남다른 열정과 봉사정신으로 여성의 사회참여 유도하기도

 
▲ 박보봉 전국주부교실 울산지부 회장     © UWNEWS
40여 년을 울산의 환경운동에 앞장서 1세대 환경운동가라 불리는 박보봉 전국주부교실울산지부 회장은 올해 만 69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젊은 열정으로 700명의 회원들과 울산 전역에 행복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 이제는 주부보다 사회운동가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그의 활동을 들여다보았다.

대학에서 화학공학과를 전공하며 환경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던 그는 남편 직장을 따라 남구 달동 소재 선경아파트로 오면서 본격적으로 환경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황해도에서 태어나 2살 때 어머니 등에 업혀 내려와 대구에서 자리 잡은 뒤 대학 졸업 때까지 대구에서 살았다.

그랬기에 그가 가진 울산에 대한 인식은 ‘공업도시’, ‘사람이 못 사는 동네’ 였다. 그러나 이웃의 알콜중독자를 돕다 봉사를 시작했고 공장에서 나온 폐쓰레기로 오염된 흙을 만진 아이들이 피부병에 걸려 있는 것을 본 뒤에는 환경활동에 나서면서 어느 새 40여 년이란 긴 시간을 울산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분리수거’다. 당시에는 ‘손으로 만져 감각으로 한다’고 할 만큼 분리수거에 대한 체계가 잡혀있지 않았고 일반 사람들의 인식에서도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모든 생활쓰레기를 분리 없이 아무데나 버려 저층 거주자들이 악취로 고통받는 것을 보고 한발 앞서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인식한 그는 그때부터 새벽 분리수거 지도에 나섰다.

그의 트레이트 마크인 쓰레기 자루를 한 손에 들고 환경부를 찾아가 번호대로 분리하는 것을 제안하는가하면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강연을 하는 열정을 보였다. 또 분리수거 정착을 위해선 선생님들을 먼저 교육해야 된다는 생각에 선생님 5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활동에 대한 시선은 결코 곱지만은 않았지만 결국에는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구청에서 교육하게 됐고 100명 규모의 교육장도 마련하게 됐다. 동네주민들도 점차 알아주고 인식이 전환이 되는 것을 느꼈다.”고 보람된 기억을 떠올렸다.

그에게 인상깊었던 환경활동에 대해 물으니 그는 ‘목욕탕 우유팩 수거’ 활동을 말했다. 일일이 목욕탕을 다니며 수거활동을 하는 그를 모두들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은 보였지만 그에게 우유팩은 환경에 도움을 주고 장학금까지 줄 수 있는 보람 그 자체의 일이었다.

그는 “우유팩을 팔아 대현중학교 학생 3명에게 2년간 장학금을 주었고 이사 가게 되면서 1년치 장학금을 내놓았다. 지금 생각해도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사람에게 필요한 교육’, ‘자연을 스스로 접할 수 있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고학년들을 모아 자연를 습득하도록 하는 ‘환경탐사활동’, 가족의 화합을 도모하는 ‘가족봉사단’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우리 농산물 지키기 운동 ‘스마트 소비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역 농산물을 지역 사람들이 먹어 건강을 지키고 농민도 살리자는 운동으로 이와 함께 두부, 장아찌 등 전통음식 만드는 법을 강의해 요즘 세대가 잘 모르는 전통음식을 배우게 했고 그 정신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999년 3월 취임해 16년째 회장으로서 회원들을 이끌고 있는 ‘전국주부교실 울산지부’는 그의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전국주부교실은 평생교육 차원의 사회교육을 주사업으로 소비자 보호사업, 한글·수학교실 운영, 소방안전교육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복지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울산에는 700여 명이 소속되어 있고 지부에는 50~70대가,  지회에는 30대부터 전 연령층의 여성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소 15명에서 최대 60명의 회원들이 요양원 등의 시설들을 함께 다니며 ‘발마사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발마사지는 혈액순환 등 건강에 도움을 주지만 한 어르신이 발마사지를 받더니 ‘한번 마사지를 받으니 한 달이 안 아프더라’ 라고 말할 정도로 마음의 효과가 더 크다. 어르신들과 봉사자가 서로 대화하며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행복한 활동이다”라며 “나이든 여성이 움직일 수 있는 활동을 계속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두 달 간의 활동이 뜸했던 공백기를 접고 다시 활동을 시작한 회원들에 대해 “다른 것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열정만으로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하는 회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에게는 또 다른 지원군이 있다. 울산에서 알아주는 ‘외조가’라는 남편 원창환 씨다. 남편은 SK를 정년퇴직하고 현재 참사랑재가노인센터장을 맡아 일하며 그가 처음 분리수거활동을 할 때부터 묵묵히 뒤에서 지켜봐줬다.

그는 남편을 ‘나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 표현하며 “남편은 항상 나보다 앞을 먼저 보는 사람이다. 주위에서도 ‘시집 잘 간 사람이다’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또 슬하에 2녀 1남의 자녀와 현재 남구지회에서 활동하는 며느리까지 그의 가족들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시냐는 질문에 그는 “2세들이 자라는 밑바탕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그가 여러 활동을 통해 지켜본 바에 따르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국가관 정립이 안 돼있고 이로 인해 애국심이 결여되어 있다고 한다.

그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이 중요하지만 현재의 예산으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덧붙여 “정치인들이 본보기를 보여 좀 더 애국심을 가지고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보봉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2년 간 울산여성단체협의회장을 지냈고 대통령상을 비롯해 환경부, 농림부, 산업자원부, 여성부, 지식경제부, 농림축산식품부 표창을 모두 받은 바 있는 울산 환경운동의 선구자이며 여성의 사회참여를 적극 유도해 지역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한 여성운동가다.

남다른 열정과 봉사정신으로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공헌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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