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토끼가 아픈가 봐요.
쪽지 시험은 100점 받았어? 아까부터 재채기를 해요.
숙제는 했니? 당근도 안 먹어요.
일기부터 써라!
김미혜의 동시 <말이 안 통해>의 전문이다. 3연의 짧은 글속에 아이와 엄마는 서로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있다. 제목 그대로 말이 통하지를 않는다.
아이는 아픈 토끼가 걱정되어서 엄마의 이야기가 도무지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엄마는 더 심하다. 아이의 걱정은 모두 무시한다. 자신이 궁금한 것만 이야기하고 답을 얻길 원한다. 그러니까 아이도 그런 엄마를 닮은 게 아닐까 싶다.
우리도 살면서 이런 일들을 자주 겪는 것 같다. 소통의 부재로 인해 서로 오해가 생기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럴 때면 나는 이 시를 들려준다.
그러면 말하지 않아도 그냥 웃는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스스로 답을 얻었을 것이다. 제대로 소통하고 나누기를 원한다면 제대로 들어주기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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