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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
정시 퇴근, 그렇게나 어려운 일인가요?
기사입력: 2014/04/03 [13:11]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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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4,5년 전 어느 신문 가십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일본의 한 기업체의 출산율 장려정책에서 ‘해피데이 5시 퇴근!’ 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세계적으로 일벌레라고 알려진 일본에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 5시 정시 퇴근을 하도록 한다, 밤 10시면 소등하도록 한다는 기사를 읽으며 약간은 의아했습니다. 기획을 한 입안자 말인즉슨, 업무와 성과에 짓눌려 퇴근시간이 지나도 쉬지 못하고 일에 매달려 있는 젊은 셀러리맨들을 빨리 집으로 돌려보내 가족, 아내와 사랑의 교감을 하도록 한다는 요지였습니다.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두었는지는 몰라도 참으로 苦肉之策이 아닐 수 없었지요.


울산시 교육청에서 4월부터 매주 수요일을 ‘가족사랑의 날’로 지정하고 정시퇴근을 위해 사무실을 강제소등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육청다운 발상이라고 웃었지만 이 또한 좋은 취지와 앞으로의 정시퇴근을 정착시키기 위한 窮餘之策이라고 웃어넘길 수만은 없겠지요. 교육청에서는 가정교육의 회복을 위해 2년 전부터 매주 수요일을 ‘밥상머리교육의 날’로 정하고 직원들에게 정시퇴근을 권장해 왔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책임과 긴장의 연속을 요하는 업무 형태상, 공직의 생산성 향상에 대한 중압감 등으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밥상머리교육의 날’이 지켜지지 않으니 명칭도 ‘가족사랑의 날’로 바꾸고 정시퇴근을 유도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에 교육청 건물을 전체 소등한다고 합니다. 자율, 권장으로도 안 되면 규칙으로 지켜나가겠다는 말이겠지요?

비근한 예로, 독일에서 유학하던 남동생이 방학 때면 독일 현지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방학이 끝날 쯤이면 어김없이 체중이 5Kg 이상이 빠질 정도여서 그 연유를 물었더니 “노동강도가 너무 높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원칙에 철저해서 8시간 근로시간은 철저히 지키되, 한 시간 일하고 10분 쉬는 동안 화장실, 차 마시기, 담배 등 모든 일을 다 해야 하고, 쉬거나 앉을 수도 없는 근무환경과 몸이 조여드는 긴장 속에서 강도 높게 일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살이 빠지게 된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편하게 일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라는 카피처럼, 일로써 소모된 심신에 충전이란 보너스를 듬뿍 줄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벌기 위해, 더욱 효율적으로 일하는 시간문화를 강도 높게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울산교육청의 이런 노력의 결실이 정시 퇴근하는 직장문화의 정착이란 결실로 맺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잠깐 단상해 봤습니다만 우리의 근로문화도 확 바뀌어서 짧은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일문화가 정착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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