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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포트라이트
박숙현 무형문화재 19호 전수자(예인제 원장)
기사입력: 2013/12/18 [09:2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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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혜 기자
"소리꾼은 자신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후진양성에 주력해 전통소리 맥 이어나갈 것"
한 우물만 파는 ‘외유내강’소리꾼이라는 평 받아 
▲     © UWNEWS

“소리의 평가는 소리꾼 자신이 아닌 듣는 이들에게 맡겨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박숙현 무형문화재 19호 전수자(예인제 원장, 경서도민요)는 문하생들을 가르치며 후진양성에 여념이 없다. 어릴 때부터 소리에 소질을 보여 왔던 박 전수자는 30대에 본격적으로 국악에 입문해 무형문화재 최창남 선생에게 사사 받으며 20년 넘게 문하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평안·황해도 지역의 민요인 경서도 민요를 주로 불러온 박 전수자는  “경서도민요란 경기민요와 서도민요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며, 청춘가, 노랫가락, 한오백년, 강원도아리랑 등이 있습니다. 특히 아리랑의 경우 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무형문화재 전수자와 이수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중요무형문화재 전수자라 함은 중요무형문화재를 배우는 사람들을 총칭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수자가 3년 이상 일정기간 보유자나 보유단체로부터 전수교육을 받아 기량을 인정을 받아 이수증을 교부받게 되는데 전수자가 2년 정도 더 공부를 하면 이수자라고 합니다. 저 갈은 경우,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스승님께 전수를 더 받고 있습니다. ”

20년 넘게 한 길만 걸으며 소리를 해왔기 때문에 소리꾼들 사이에서 활동상이 널리 알려져 있을 법도 한데...“지금까지 대외적으로 활동을 많이 해서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문하생들을 교육하는데 집중했습니다”라고 박 전수자는 조용한 웃음을 지었다. 박 전수자는 동구 꽃바위문화관, 남목2동 주민자치센터, 야음1동 주민자체센터 출강, 매달 연화요양원을 방문해 재능기부를 하고 학원에서 20여명이 넘는 문하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실 수 십년 활동하면서 외부 행사요청도 많고 무대에 설 기회도 많았습니다만...행사요청을 받을 때는 무척 조심스러웠습니다. 좋은 소리를 내기는 힘들어도 소리를 듣고 평가하는 것은 수 십년 경력이 없어도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리꾼들은 자신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하며, 낮은 자세로 엎드려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또 문하생들과 관련해서도 “문하생들을 주로 40~50대 연령층들이 많습니다. ‘소리하는 사람’은 주로 나이가 많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도 뒤늦게 소리꾼이 되고자 국악에 입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소리는 1년, 2년 한다고 해서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 십년 내공이 쌓여야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있는데, 뒤늦게 입문하는 바람에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 무척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명한 소리꾼들은 어릴 때부터 내공을 쌓아온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소질이 있는 사람들을 발굴해 전통소리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후진들을 양성해야 하는데, 지금 현실에서는 젊은 세대를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 후진양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무리 훌륭한 소리꾼이라도 후진을 양성해내지 못하면 결국 전통소리의 맥은 끊어지게 되니까요”라고 말했다.

문하생들이나 소리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내가 소리를 통해 유명해지려고 하기보다는 정말 소리가 좋아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를 내는 진정한 소리꾼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편 문하생인 손한순씨는 박 전수자에 대해 “원장님 밑에서 10년 넘게 배웠는데 원장님은 초심을 잃지 않고 세월이 지나도 한결 같은 모습으로 소리꾼의 길을 걸어갑니다”라고 말했으며 김혜진씨 또한 “지인의 권유로 3년 전 원장님을 만나 국악에 입문하게 되었는데 다른 곳에 전혀 눈을 돌리지 않고 오직 한 우물만 파고 외길을 걸어가는 ‘외유내강’형 소리꾼이십니다. 저 또한 진정한 소리꾼이 되고 싶어 선생님을 바라보며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입문 초기에는 선입견과 편견으로 힘든 적도 많아서 순창국악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고도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못했지만, 지금은 두 아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고 있어 힘이 납니다”라고 말하는 박 전수자는 “인간문화재 최창남 선생과 수제자이신 조영환 선생의 뒤를 이어 문하생을 양성하는데 더욱 힘쓸 것입니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진정한 우리 전통의 소리를 제대로 알리려고 아리랑부터 가르친다는 박숙현 전수자. 전통민요의 맥을 이어가고자 정진하고 있는 그는 요즈음 보기 드문 소리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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