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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교사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스승의 날'
[전제상의 열린교육] 망각된 교육본질 회복운동이 절실
기사입력: 2005/05/16 [09:4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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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상 칼럼니스트
학생들의 소중한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는 곳, 학교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금년 초부터 잇달아 발생한 교직계의 비교육적 병리현상들이 사라지기는커녕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 이상 교육계가 위기상황이니 학교붕괴니 하는 말로 대책을 소리쳐도 소용이 없을 듯싶다. 교육계의 각종 병리현상들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만큼 만성적인 고질병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학교폭력과 스쿨 폴리스제(school police system) 도입, 새로운 교원평가제 도입에 따른 정부와 교원단체 및 학부모단체들간의 갈등과 대립, 학교 불법 찬조금과 시험조작, 고교생들의 촛불시위, 대학입시제의 혼란 등 교직사회 전체가 혼돈과 긴장 상태에 처해 있다.

스승의 날의 의미 변질과 더불어 최근 교직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비교육적 행태들은 어느 곳에 진원지를 두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디서부터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 이대로 가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어찌될까. 그렇다고 우리 학교교육, 학생들의 희망마저 접어야 되는가. 이와 같은 당혹스런 의문들이 사라지지 않는다.

교육계 안팎에서 벌어지는 교원과 학생, 학부모들의 비교육적 행태 때문에 5월의 ‘스승의 날’마저 본래의 의미와 취지가 사라지고 있다.
 
5월 ‘스승의 날’을 제정할 당시의 역사적 의미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오늘날처럼 변질된 ‘스승의 날’에 대해 이를 만든 선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를 떠오르면 심히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1958년 5월 충남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단 단원들이 병환 중이거나 퇴임한 선생님을 찾아뵙고 위문하는 활동을 하면서부터 스승의 날이 출발되었다.
 
그 이후에 이러한 숭고한 의미를 살리기 위해 1965년부터 세종대왕 탄생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게 되었으며, 1982년부터는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법제화하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이처럼 스승의 날은 사제 간의 윤리를 바로잡고 다음 세대의 주인공들을 교육하는 숭고한 사명을 담당한 선생님들의 노고를 알고 존경하는 기풍을 길러 주기 위한 정신이 담겨 있다.
 
이러한 스승의 날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본래의 취지와 의미는 어디로 사라지고 비본질적 행태들로 변질되고 말았는가를 반성해야 할 때이다.
 
우리나라 국민과 학부모, 그리고 교원과 학생들이 학교교육에 대한 생각이 너무 한 곳에만 치우쳐 다른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생겨난 결과라고 여겨진다.
 
매일 같이 언론매체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사건들은 바로 하나의 가치관에 지나치게 함몰된 결과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러한 가치관들은 바로 교육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있다.
 
또한 지식정보사회로의 급격한 변동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회병리현상들은 개인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윤리관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해서 파생되는 교육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학교교육은 학생의 능력과 소질을 개발하기 보다는 학력을 선호하는 사회적 요청과 출세만을 위한 교육열이 결합되면서 입시위주 교육만이 최고로 인식하면서 교육의 본질적 가치가 망각된 지 오래되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생활의 즐거움과 삶의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빼앗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 이를 만족시키고자 애쓰고 있으며, 이를 채우지 못할 경우에 삶의 포기로까지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의 사건이 보여주듯이 이러한 결과들은 우리의 교육이 지엽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에만 매달리면서 그 본질을 망각한 것에 기인된다고 여겨진다.

교육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끊임없이 발전해 오면서, 언제나 바람직한 인간을 기른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바람직한 인간 육성이라 함은 바로 지, 덕, 체가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면서 성장한 인간을 의미한다.
 
교육은 개인의 잠재된 소질과 적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정체성을 갖는 것이며, 이러한 정체성은 개인간, 사회간, 국가간 공동체적 삶 속에서 차별화 될 때 그 의미를 더한다고 여겨진다.
 
학교는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 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체계화된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은 선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마다 타고난 성장 가능성을 발휘하도록 최대한 지원하는데 우선적 가치를 두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교육은 교육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은 간데없고 출세 지향적 가치관에 함몰되어, 바람직한 인간을 육성하는 곳이 아니라 경쟁과 반목의 장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특히 학교교육이 현실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학력 선호와 출세지향주의를 앞장서 강조함으로써 인간교육에 소홀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귀 막고 나 몰라라 하면서 학생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학교교육의 위기 극복의 길은 학교교육을 왜곡하는 현실에 대한 냉철한 반성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망각된 교육본질 회복 운동에 앞장 설 때 오늘의 교육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교육저널 논설위원 전제상(교육학 박사, 경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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