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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내신강화 본고사 부활, 고 1학년 술렁 촛불집회준비
고 1학년, 오는 7일 촛불집회 예정... '저주의 89년생'?
기사입력: 2005/05/07 [11:1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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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영 기자

내신을 강화하는 2008학년도 새로운 대입제도와 본고사 부활 조짐으로 고1학생들은 거리로, 거리로 뛰쳐나올 계획이다.(교육부 홈페이지)
"그 잘난 내신등급제 때문에 오늘 우리학교 전교 1등이란 녀석을 친구들과 함께 지긋이 때려주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살기도싫다'는 학생의 글이다.

해마다 입시제도가 조금씩 변경될 때마다 사회적인 술렁임이 있는데 올해 발표한 2008학년도 입시제도안 때문에 시험 당사자인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커다른 충격과 아울러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에서는 학교교육에 충실하고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내신성적 비율을 지금까지의 5단계 절대평가에서 9단계 상대평가로 변경하기로 결정했지만,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는 치명적인 제도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제도에 의한다면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모두 12번을 보게되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대의 경우 논술고사의 비율을 확대한다고 밝혀 자칫 본고사 부활이라는 곱지 못한 시선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내신 강화'에 '본고사 부활'이라는 두가지 압박이 학생들을 양끝에서 동시에 잡아당기고 있는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내신성적을 비관해 자살한 학생들이 늘고있는 현실에서 지금보다 더 내신을 강화하겠다는 2008학년도 새 대입전형으로 고1학생들은 혈서를 쓰고 가두시위까지 계획하고 있다. 2008학년도 새입시제도가 반영되는 89년생 고1학생들은 '저주의 89년생'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다.

현재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 게시판에는 교육부의 새로운 입시제도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섞인 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시험성적 비관... 전학간 외고생 왕따로 전락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www.sen.go.kr)에 '89년피해자'란 작성자 명으로 글을 올린 학생은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완전 목숨을 걸고 공부를 해야한다니 참... 이렇게 공부하면 뭐합니까 ㅡㅡ 정말 학교다니기 싫고 반분위기 엄청 삭막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은 끝난거 같군요.'라고 하면서 이번 입시제도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 '고1엄마'로 글을 올린 학부모는 자신을 딸 둘, 아들 하나를 둔 부모라고 밝히면서 '진정한 우리아이들의 교육정책이 무엇인지 어떠한 제도가 나라를 위하는 백년지대계인지 신중히 고민해 주기바랍니다.'라고 교육부가 발표한 입시제도가 충실치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1학생'은“본고사가 부활한다는 것입니까, 내신으로 뽑겠다는 것입니까, 내신 강화하겠다는 교육부 말을 들어야 하나. 본고사 부활해 논술 강화하겠다는 대학말을 들어야 하나.... 도대체 어느장단에 춤을 추라는 것입니까"며 "내신 과외해야 합니까? 논술 과외해야 합니까?"고 항변했다.

'내신등급 반대 추진'(cafe.daum.net/freeHS) 커뮤니티에는 4일 현재 5,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입했고 '고민상담'과 '교육부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외고생으로서'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학생은 '벌써 3~4명이 중간고사 전에 전학갔고, 그렇게 일반고로 전학을 간 학생들은 일반고에서 왕따를 받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에 발표한 입시제도 때문에 학생들이 전학을 가는 사태로 번짐과 아울러 소위 '왕따'문제까지 번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시험을 좀 망쳤는데요..엄마한테 말씀드리니깐.. 엄마가 등을 뚜드리시면서 괜찮고 다음시험 잘보면되지.. 이러시고 내방에서 나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마음이 정말 아프네요.. 정말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고 올려진 글에는 '난 지금 맞을 준비해야 되는데', '아.. 오늘은 아빠한테 마자는 날인데'라는 댓글이 달려 이번 시험을 못 본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 잘 나타나 있다.

각 시도 교육청 항의 글 넘쳐나

전국 고1학생들에게 '7일 광화문 촛불시위' 핸드폰 문자메시지가 퍼지고 있다.
밝게 청소년기를 지내야할 학생들의 교실을 진흙으로 만들 계획이십니까? 우리나라 고교교육정책을 도데체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교육부 홈페이지)

이게 사교육비 절감입니까? 이제 고등학교 자퇴하는 애들도 내년에는 올해 결과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더많아집니다^-^ 우려하고 내신등급제 만드신건가요?(교육부 홈페이지)

우리 학생들을 죽이지 마세요. 강도를 피해 창밖으로 뛰어내려 죽으면 그게 자살입니까? 잘못된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피해 뛰어 내리는 아이들이 다 '자살'입니까?(부산광역시 교육청 홈페이지)

저도 이번시험 끝나면 학원다니고 과외받고 학습지 다할껍니다. 사교육비 절감은 무슨..(경기도 교육청 홈페이지)

우리는 실험용 흰쥐가 아닙니다. 정책을 이용해 마음데로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실험용 쥐가 아닙니다.(서울시 교육청 홈페이지)

왜 다른건 선진국 따라가는척하면서 교육제도는 못따라가 왜(서울시 교육청 홈페이지)

7일 촛불시위 예정..참여학생 징계방침

최근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주말인 7일에 촛불시위를 벌이자는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퍼지고 있는데 실제로 집회가 성사될지는 미지수이지만 교육부에서는 이런 학생들의 집단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형편이다.

몇몇 학교에서는 집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을 징계하겠다고 하여 자친 이번 교육부의 입시제도 발표가 무더기 징계사태로 발전할 수 있는 불씨를 안고 있다.

A고교의 김모 선생님과 B고교의 정모 선생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시험기간이라 학생들이 정신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을 했지만 상당히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의 입시제도 발표가 있을 때마다 수험생인 고등학생들과 예비 수험생인 중학생들은 바짝 긴장하고, 학부모들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자식들을 뒷바라지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 속에서 이번 교육부의 새로운 입시제도는 의도자체가 좋았을지는 모르지만 많은 반대와 장벽에 부딪치고 있는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학생과 학부모들의 집단행동에 대하여 교육부에서 어떤 대처가 있을지 두고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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