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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성숙한 사회를 향하여…
기사입력: 2005/12/20 [10:02]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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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본지 논설위원
대선은 “신의작품”과도 같았다고 한, 2002년 대선에서 승리를 쟁취한 노무현 당선자의 고백처럼, 기성세대에게 선거결과는 충격 그 이상이었기에 상실감, 허탈감으로 심리적 공황상태를 호소할 만큼 불안감이 가득하였다. 자유로운 사고로 단단한 전통의 껍질을 격파하고 있는 정부를 보고 있다.
 
참여정부의 선거공약이었던 성장보다 분배라는 정책을 실천하자마자 재벌들의 반발은 승산없는 싸움으로 경제를 구렁텅이로 몰아가고 있고, 행정도시안은 헌재의 각하판결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결사반대라는 데모대에 포위되어 있는 상태가 우리사회가 처해 있는 현주소이다. 문민정부가 내세웠던 민주화의 완성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IMF사태로 끝이 났고, 생각만으로 안 된다는 것을 X파일에서 보듯 물고 무는 싸움 · 승자는 없는 패배와 상실의 싸움만 가득하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의견 속에 목소리를 하나로 합치는 사회적 화음이 필요하며 동시에, 개인의 이익과 공동의 가치가 균형 있게 보장되어야 한다.
 
오늘 우리 사회를 멍들이고 위기에 처하게 한 요인들을 진단하자면, 먼저 각 분야를 주도해온 지도계층의 불협화음을 내는 구조적 모순, 자기중심적 이기주의가 뼈저린 반성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다짐으로 우선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타협이라는 기본 룰을 서로가 지키지 않고 목소리 크고 힘으로 밀어 붙이는 사람이 이익을 보며, 폭력조차도 마다하지 않고 자기 것을 쟁취해야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질수록 사회는 파행으로 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하루아침에 경제 선진대국이 되고, 민주주의가 완성되겠는가? 우리는 더 성숙된 사회 더 행복한 나라를 지금 만들어가야 한다.
 
내가 민주시민이 되지 않고 민주사회, 민주정치가 실현될 수 있는 길은 없다. 내가 세금을 덜 내면서 복지사회로 가는 길은 없다는 것이다.
 
한판 승부 같은 변혁이 아니라 변화의 연속을 거쳐야 하고, 순리적인 과정을 생각하거나 뛰어넘어 결과만 좇으려는 서두름은 이제 서로 자제해야 한다. 소유는 자유의 중요한 내용이며, 자유의 참된 의미는 소유를 통해서 그 실현이 실제로 가능해지지 않는가.
 
가진 자들도 무조건 잘못 된 것으로 보지 말자. 재벌들이 재력의 힘으로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소유를 악으로 볼 수는 없다. 치부과정이 못마땅해도, 선조들이 가꾸던 은근과 끈기의 합리적인 방법으로 대항해야 설득력이 있는 것, 불화의 함성으로 밀어붙여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이해와 설득, 타협과 합의를 도출해 냄으로써 우리에게 주어지는 인내의 과정이다.
 
선거의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지 못해 패를 갈라 원수가 되고, 자신과 다른 견해에 대해선 끝까지 타협과 양보를 거절하고 무조건 안 된다,
 
갈 데까지 가보자는 흑백으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사회는 곤란하다.
 
소수의 의견도 무시됨이 없이 합하여지는 다원적 집합의 조화로운 사회, 서로가 양보하는 호양(互讓)의 사회가 다다를 때, 타협 없이 주저 없이 등을 돌려대며, 극단적인 수단을 통해 물리적 해결방안을 찾는 퇴행의 역사, 질곡(桎梏)의 역사는 마감될 것이다. 
 
“비천하고 보잘 것 없는 에고이즘을 타파하는 길이 인류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는 토인비의 지적이 절실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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