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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국회의원님들, 창피한 줄 아십니까?
기사입력: 2010/12/08 [10:5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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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시인/편집위원
 
▲   문모근 시인/편집위원
요즘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주목해 보면 이 사람들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특히 11월23일 오후 2시34분 북한이 연평도에 퍼부은 포탄세례로 연평도 주민들이 인천으로 피난 나와 찜질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여당 대표는 국군 병사가 사경을 헤매는 시간에 헬기를 타고 연평도 피해현장을 시찰했는가 하면,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던 사병은 배에 태워 장장 4시간이 넘는 항해 길에 올랐다.

결국 해병대 사병은 죽음을 맞았고, 여당대표는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면서 국민을 우롱했다.

그 와중에도 국회의원들의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들의 세비를 인상하는 일이었다.

국경에서, 서해의 군사요충지에서 전쟁이 일어날 듯한 긴박한 상황에서도 우리 국회의원들은 꿋꿋하게 세비인상에만 몰두해 있었다.

국회의원들의 세비가 내년도에 5.1% 올랐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국회 운영위원회는 11월26일 이 같은 내용으로 올해보다 142억2천400만원이 증액된 내년도 국회 예산안을 의결했다.

증액된 세부항목을 보면 국회의원의 세비(수당+입법활동비)는 올해 1억1천300만원에서 내년도 1억1천870만원으로 570만원 가량 올랐다.

입법활동을 얼마나 했다고 세비를 올리는가.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민생법안이 수백 건이 넘는데 그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국회에서 명패를 집어 던지고 멱살잡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사람들을 우리 국민의 손으로 선출했으니 낯 뜨거운 일이다. 창피한 일이다.

또 국회의원 수당은 올해 9천143만원에서 내년도 9천601만원으로 증액됐고 입법활동비는 올해는 매월 180만원에서 내년에는 매월 9만원이 올랐다.

연평도에 북한의 포탄이 떨어진 지 불과 3일 만의 일이다. 그런데도 무얼 했다고 국회의원정책홍보유인물 제작비는 현재 의원실당 1천200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상향하기 위해 23억9천200만원이 늘어났다.
 
의원보좌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연간 인턴 활용기간을 현행 10개월에서 11개월로 연장하는 한편 급여를 월 12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인상하기 위해 17억9천400만원을 증액했다. 놀라운 일이다.

여야는 또 KTX가 통과하지 않는 지역의 의원에 대해 승용차 이용 여비를 확대하기 위해 2억7천만원을 늘렸다. KTX가 의원들의 세비인상에 보탬을 준 꼴이다. 그래서 그토록 KTX 유치에 혈안이 됐었나 보다.

그런데 KTX가 들어오기 전에는 승용차를 이용했느냐 하는 것인데, 결코 그렇지 않다. 비행장이 있는 지역에서는 항공기를 이용해서 품위를 지켰고, 그렇지 않으면 서울의 주요 요지에 숙소를 정해 놓고 살았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금융기관 해외진출실태 점검을 위해 격년제로 해외 국정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1억9천800만원을 새롭게 편성했다.

금융기관 해외진출실태 점검을 위해 격년제로 해외출장(?)이라는 명목으로 당당하게 외유도 다녀올 근거를 마련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요, 화룡점정이 아닐 수 없다.

추운 겨울이다. 엄동설한에 서울 지하철입구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노숙자들은 어떻게 하면 따뜻한 햇볕을 한 줌이라도 더 쪼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고, 연평도에서 피난 온 국민들은 한 겨울을 어디서 지낼지 그야말로 걱정이 앞서고 지옥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국회의원들의 세비인상분에서 반만 뚝 떼어내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혹은 노숙자들에게, 또는 피난민들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의원들은 없을까.

국회의원들, 제발 창피한 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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