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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KTX 연계 급행리무진버스 너무 서둘렀다
기사입력: 2010/08/23 [10:0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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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시인/편집위원
▲   문모근 시인/편집위원
경부고속철도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울산시의 행보도 빨라졌다.

울산시민의 고속철도 이용을 원활하게 하도록 조치를 서두른 것인데, 언제 울산시의 행정이 이렇게 빨랐었나 싶다. 급행(리무진)버스 증차계획을 수립한지 불과 1개월 정도의 시간 안에 운행업체 선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 울산광역시의 행정도 이제 선진국(?) 수준에 이를 정도의 쾌속성을 보이게 되었다.

그런데 급행리무진 버스를 도입하면서 시내버스 노선과 같이 노선을 배정하고, 시민의 세금으로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우선 급행버스 운행을 위해 최고급 리무진버스를 구입하는데 대당 2천만원씩의 지원금이 나가게 되고, 또 급행버스 운행시 적자를 보전해 주지 않는다는 것과는 달리 시내를 운행하게 됨으로써 교통카드단말기 설치지원금과, 기존의 시내버스에서 급행버스로 옮겨 타는, 일명 환승요금에 대해서는 시내버스와 똑같이 보전해 준다는 계획이 나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민 중의 서민이 종사하는 택시업계와의 마찰이 그것인데, 택시업계에서는 택시증차는 택시총량제로 택시증차가 어려운 것을 들어 택시업계의 이해를 이끌어낸 뒤시내버스 형식의 급행리무진버스를 24대나 증차하는가 하면, 급행버스의 심야운행도 허가를 내주고 있어 낮보다 심야운행으로 근근히 사납금을 맞추고 생활비를 버는 택시운전기사의 삶의 터전이 크게 잠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택시운수업계와 종사자들은 울산시의 처사가 너무한다고 성토하고, 오는 9월1일 택시운행을 전면 중지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또 급행버스의 운행거리가 40km를 상회하고, 방어진 2개 노선과 호계, 남창 등의 노선에 필요한 정류장도 일반 시내버스와 같게 만들어 놓아 울산시가 발표한 택시이용객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공염불로 끝날 우려가 있다.

급행버스 운행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조건에서부터 일반사업자의 접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기존의 시내버스업체에게만 입찰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 점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급행리무진버스 도입에 따른 시민 여론이나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을 소지가 농후한 택시업계 대표나 교통문화시민연대, 혹은 택시기사의 의견을 좀 더 듣고 일을 추진해도 늦지는 않았다는 지적이 높다.

KTX 고속철도에 오는 2010년 11월에 운행이 시작된다. 그 때가서 우선 기존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연장 시범운행한 뒤 시민들이 불편해하거나 개선해야 될 사항이 발생했을 때 그 때가서 급행리무진버스를 도입해도 가능하다는 여론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급행버스 시행업체를 3개 업체로 선정하고 울산시는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제 방어진에서 시내를 나오더라도 3,200원으로 책정된, 택시보다 요금이 저렴한 급행버스를 타고 쇼핑이나 약속장소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더욱이 시내에서 친구들과, 혹은 직장 회식으로 술한잔 걸치고 대리운전이나, 택시를 이용하던 시민들이 새벽 5시까지 운행하는 심야버스를 즐겨 이용할 터이다.

하여 하루 9만3천원의 회사 사납금을 맞춘 뒤 추가 운행으로 3~4만원의 하루 수입을 챙기고 아픈 허리를 두드리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가족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 택시기사들의 어깨가 더한층 내려앉을 것을 생각하니 참 세상이 정말 불공평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래서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급행버스의 도입을 얼마간이라도 늦추어서 각계각층의 의견도 들은 뒤 추진하자는 의견을 울산시의회 의장과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을 만나 건의했으나 이마저도 시청관계자는 듣지 않았는지 모른다.

울산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자세로 꼿꼿하게 서있는 사람들이 울산시청에 너무 많다. 어깨에 힘주고, 시민의 혈세를 아무렇지 않게 떡 주무르듯이, 어디 선심쓰듯이 시민의 구성원이 고통을 호소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력한(?)추진력을 발휘하고 있으니 그 처사가 매우 안쓰럽고 개탄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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