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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이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기사입력: 2010/07/19 [17:12]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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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시인/편집위원
▲   문모근 시인/편집위원
국회 회의장에서 난동을 부리고, 온갖 고집과 아집, 독설과 비난과 야유로 점철되어 있는 소위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과 그에 질세라 광역의원 기초의원들의 행태도 절대 그에 못지 않은 모습을 왕왕 보아오면서 비난이나 깎아내리는 일이 없이 정책토론이 이루어지고, 검토와 협의와 합의가 이루어지는 그런 정치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의원뱃지를 단 사람들에게 시민들의 소리, 유권자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선거철만 되면 정당의 유력인사에게 어떻게 하면 얼굴 한 번 더 보이고 잘 보여서 공천이라도 받을지 노력하는 광경을 보면 참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곧바로 씁쓸한 심정을 지울 수 없다.

TV토론에 방청객으로 참여한 어느 유권자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을 외국에서 수입하면 안 되나요?

허구 헌 날 치구 받구 멱살 잡고 뒤엉켜 싸우는 게 전부인 국회의원들의 미숙아적인 행위를 보면서 참 실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인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을 한 마디로 적나라하게 표현한 말이다.

그런데 지난 6.2지방선거를 통해 경기도에서 당선된 한 기초단체장의 취임식이 한 가지 희망을 갖게 한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당선된 최성 시장의 취임식에서 기록할 만한 일이 연출됐는데, 그것은 고양시 관내 최고령 유권자와 최연소 유권자가 고양시의 전체 유권자를 대표하여 최성 시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것이다.

최성 시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모두에 밝힌 말도 짠하다.

“그 자리는 시민의 어려움을 먼저 감당하며 배려하는 자리입니다.
갇혀 있는 자리가 아니며 시민의 마음 속 깊이 들어와 함께 가는 자리입니다. 오늘부터 당신을 94만 고양시민의 대리인, 고양시장으로 임명합니다.”

고양시에서 이렇듯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취임식이 열릴 때 같은 시각 울산에서는 단체장, 교육감 당선자의 취임식장에서 낯 뜨거울 정도의 미사여구를 동원한 찬사를 늘어놓는 사회자의 소개말을 들어야 했고, 정치인, 주요인사 순으로 서열을 매기고 축사와 취임사가 한없이 이어지는 광경을 지켜보아야 했다.

그러나 경기도 고양시장 취임식에는 어린이, 주부, 장애인, 외국인노동자들이 앞좌석에 앉았고, 시민들은 편한 자세로 앉고 서서 공연과 퍼포먼스 형태의 취임식을 지켜보았다.

거기에 각본없는 행사가 또 연출되었는데 사회자가 참석한 시민에게 즉석에서 마이크를 넘겨 평소 시장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을 말하는 시간을 주었다.

당연히 시민들은 주변에서 느끼는 불편한 점과 개선해 주면 고마울 점들을 말했고, 그 자리에서 최성 고양시장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고양을 만들기 위해 시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열심을 다하겠다”며 시민들에게 큰 절을 했다.

전국 220여 개의 기초단체장 당선자 가운데 경기도 고양시 최성 시장과 같은 인물이 또 있을까 싶다. 있다 해도 이런저런 이유로 격식을 따지고 단체장의 위상을 들먹이면서 가장 가까워야 할 시민들과 격리당할 것은 명약관화할 터이다.

그래서 최성 시장의 취임식을 접하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고 그렇게 좋은 시장이 있는 고양시민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울산지역에서는 언제쯤 경기도 고양시에서 보여준 그런 취임식과 그런 취임식장에 서서 시민들에게 큰 절을 하는 정치인을 볼 수 있을까.

칠흑처럼 어두운 깊은 터널 속에서 한줄기 밝은 촛불을 접한 듯 뿌듯한 감동이 경기도에서 다가온 오늘은 무척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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