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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동북아 공동체를 위한 중국의 역할 (Ⅱ)
: 동북공정의 역사적 배경
기사입력: 2010/06/22 [09:1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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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논설위원

▲  이경우 논설위원
개혁·개방으로 비롯된 중국의 기적은, 21세기 동북아 역사를 재편하려는 오만한 힘의 논리로 중국을 무장하게 했다. 

21세기 동북아시아의 소리 없는 전쟁과도 같은 ‘역사왜곡’이 한국고대사를 두고 진행되고 있다. 한국사의 유물과 기억을 말살하고 빼앗아가는 과정에서 36년간 일본의 합방이 저지른 만행에 가까운 역사 훔치기를 중국도 일본처럼 따라서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총 13억의 인구와 넓은 영토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화대국이라고 자처하는 국가이미지에 걸맞지 않게 남의 나라 역사를 재편집하려고 하는 동북공정의 속셈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동북공정’이란,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東北邊疆歷史 輿 現狀系列 硏究 工程)를 줄인 말로서 중국의 수도 북경에서 동북쪽에 위치한 3성 곧 요령성, 흑룡강성, 길림성 지역의 역사를 밝힌다는 것이다. 

동북이란 용어는 중국의 입장을 반영한 개념으로서 여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역사적으로 만주 또는 간도라는 명칭으로 사용되던 지역이 동북지역인데, 만주는 일본이 세운 앞잡이 ‘괴뢰국 만주’를 연상시키는 것이고, 간도는 조선후기 한국인이 만주로 들어가서 개척한 땅이었기 때문에 이 명칭을 기피했다. 또한 오랫동안 요동이라는 지명으로 사용되어 왔다. 요동지역은 10세기 이전에는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이 점유하였다.  

따라서 이 시기의 요동의 문화적 배경은 한반도 문화였으나, 거란, 여진, 몽고, 만주국 등이 요동지역을 점령하여 중국에 병합되기까지 다양한 요동의 역사가 전개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은 현재, 중국의 영토 안에서 이루어진 역사는 모두 중국역사라 하여 왜곡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인 광명일보에서 “기자조선, 고구려를 한국역사가 도용해 갔다”고 2003년 6월 24일자매스컴을 통해 ‘동북공정’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요동의 한반도 역사인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를 중국역사에 귀속시키는 오만방자한 역사 비틀기를 시작한 것이다.  

기원전 37년,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이 ‘오녀산’에 첫 도읍을 세웠다. 그런데, 중국은 고구려가 제1도성을 건립하고 427년에는 동북지역에서 한반도 내의 평양으로 수도를 옮긴 이후의 고구려사까지 중국사에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고구려를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간주하여 한반도 내의 고구려사까지도 중국사라고 왜곡하는 것이다.  

1992년 한중수교이래, 한국의 일부 국수주의자들이 애국적 감성으로 주장한 ‘만주회복론’이 중국을 자극해서 결과적으로 동북공정을 앞당기고 한국고대사 빼앗기에 박차를 가하게 한 촉매제 역할 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다시 부메랑이 되어 우리 내부에서 이에 대응하는 간도영유권 문제로 상승발전 될 조짐이다. 

중국은 고조선마저도 중국사로 편입시켜서 한국건국신화인 단군신화를 중국문화의 반영이라고까지 주장하는 터이다. 그러나 중국정사의 효시인 사마천의 사기는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을 한국사로 명백히 기록하고 있다. 당나라에서는 고구려를 마한으로, 고구려인은 삼한인으로 불렀다고 기록한다. 

이렇듯, 중국은 자신들의 선조들이 쓴 역사서인 송사나 명사에서 고구려사를 한국사로 확실하게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정사기록마저 부정함으로써 자신들의 역사서 자체를 부정하거나 거짓기록으로 부정하여 짜 맞추기식 주장임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왜 역사왜곡을 심화하는 것인가. 

동북지역의 고대사가 한국사의 영역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경우, 중국이 통합적 다민족국가를 추구하여 내세운 중국영토 내의 모든 역사가 중국사라는 주장에 근본적인 훼손을 가져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중화민족으로 흡수된 다른 소수민족이나 중국과 국경을 맞댄 베트남, 몽골 등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일 것이다.  

또한 개혁 개방이후, 빠른 경제성장이 가져온 깊은 그늘을 우려함에도 그 까닭이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감의 반영이 체제이완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잘사는 동남 연해지역과 못사는 변강주변부지역의 빈부격차가 심화되어 소수민족이 사는 변강이 소외감과 경제적 불만으로 사회적 위화감이 팽배되어 분리, 독립운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촌은 급변하고 있다. 정보화시대를 지나, 초 지식 시대를 향해 달려가는 이즈음,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가 과거역사를 서로가 인정하고 침략사도 털어버리고,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여, 동북아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성숙한 국가와 국민이 되어 그 역량을 모아야 한다. 

지나간 역사에 매어 있을 것이 아니라, 동북아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동북아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데 중국이 역할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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