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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울산여성, 정치활동 아직 멀었다
기사입력: 2010/06/14 [16:0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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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시인/편집위원
▲     © 문모근 시인/편집위원
여성계에서 오랫동안 숙원으로 여겨진 것이 있었다. 여성이 제대로 대접받고 여성의 권리를 제도권에서 확실하게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 길의 가장 빠른 길은 여성도 정치를 하는 것이었다. 여성이 정치하면 여성의 편에 서서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사회를 만들 수 있고, 남성과는 상대적으로 약자인 탓에 늘 발생하는 성폭력과 힘든 육아와 사회의 편견을 일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지금까지 울산여성들은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언제나 중심이 아닌 옆이나, 변두리에서 힘 있는 남성의 구색 맞추기로 자리를 안배 받았던 것에서 벗어나 일부 기득권에서 배려해준 여성의 정치진출 기회를 맛있게 받았다.

한나라당의 경우 울산광역의원인 시의원 지역구에 2명, 비례 3명이 공천을 받았고, 민주노동당은 지역구 4명, 비례 1명의 여성을 후보로 내세워 한나라당 지역구 1명, 비례 2명으로 3명의 여성이 시의원으로 당선됐고, 민주노동당은 3명의 지역구와 비례1명으로 4명의 여성이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 입후보하고 밤낮으로 선거유세와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던 모든 후보들에게 수고했다는 위로를 전한다. 하지만, 여성후보들은 위로를 받을 대상에 분명히 포함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렇다.

6.2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여성들의 노력은 기대 이하였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새로운 시각과 관점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 부드러움이 울산의 정치권에 신선하게 접근하고 한 획을 긋기를 기대했던 것이 선거과정에서 모두 사라진 것이다.

그것은 5월20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전개되었을 때 극명하게 드러났는데 남자후보들은 대소형 현수막을 곳곳에 내다 걸고, 유세차량을 이용해 선거연설을 하는 등 시민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얼굴을 알리려고 애쓰는 모습을 수시로, 자주 볼 수가 있었는데 반해 여성후보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후보를 알리는 현수막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소극적이었다.

오히려 어떤 여성후보는 신문사에서 후보의 유세현장을 볼 수 없으니 자체에서 촬영한 유세사진이라도 보도할 수 있도록 신문사로 보내달라고 하자, 찍은 사진도 없고 게재하지 않겠다면서 아예 사진도 보내지 않았다.

선거에 나선 후보가 얼굴 알리기를 포기하고, 유권자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당에 무엇을 바라고 기대할 것인가.

울산의 선거운동을 취재하고, 후보들의 면면을 직접적으로 알리기에 주력했던 기자들도 여성후보들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취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 정도면 여성은 정치권에 설 명목이 없다.
 
또 정치권에 여성의 몫을 달라고 주장할 근거가 사라졌다.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더 열정적이어야 한다.

여성 스스로 포기하고 머뭇거리는 사이 여성의 자리는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범야권의 대결로 압축됐던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여성의 미약한 선거운동과 정치활동은 여성의 몸으로 정치계에 도전한 열정에 비해 기대 이하였음을 지적한다.

이제 2010년 6월2일 지방선거는 끝났고, 선거운동원으로 동원됐던 여성들도 제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그러나 아직도 찜찜한 것은 각 정당에서 공천한 여성후보들이 과연 왜 그랬을까 이다.

여성의 정치참여를 그렇게 주장하던 사람들이 정작 정당의 공천을 받아 선거판에 들어가자 실체를 나타내지 못하고 힘 있는 자의 그림자가 되고 말았다. 앞으로도 이렇다면 여성들에게 희망은 없다.

언제쯤 진정한 여성의 힘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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