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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무너지는 국보 반구대암각화
기사입력: 2010/06/07 [11:1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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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시인/편집위원
▲  문모근 시인/편집위원
반구대암각화의 훼손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과 수렵모습, 고래를 잡는 방법, 고래가 새끼를 키우는 모양 등등 오래 전부터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들이 고스란히 남아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역사와 문화자료로 인정받은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 당시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 혹은 광역의원이나 기초의원 가운데 반구대암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그에 따른 보존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사를 비치거나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는 없었다.

집권여당의 당대표가, 집권여당의 힘으로 자리에 앉은 국회의장이, 문화를 총괄하는 문화관광부 장관이 반구대암각화는 방문하고, 대책수립을 소리쳐도 여기저기 협의만 했지 뾰족한 대안이나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전례가 있기에 후보로 나선 모두가 아예 입에 담지도 않은 것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정책이야 있건 없건, 인물이 있건 없건, 누가 당선되고 낙선됐건 이제는 돌아보아야 할 문제로 남았다.

반구대암각화는 울산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보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물에 빠져있는, 물속에 잠겨있는 암각화만 생각했지, 수면을 통해 발생하는 충격의 강도와 그로 인한 훼손의 속도는 간과하고 있었다.

얼마 전 87mm의 강우에도 암각화 밑까지 침수된 것을 보았다. 앞으로 홍수를 만나고 태풍이 불면 호우주의보, 또는 호우경보 속에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릴지 예측을 하기가 어렵다.
더욱이 올 여름에는 태풍과 함께 비도 평년보다 더 많이 내릴 것이라는 울산기상대의 예측보도까지 있는 상태다.

반구대암각화 앞 물속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기가 막힌다. 물 위에서 볼 때 보이지 않지만 물속은 소용돌이 치고 있다. 그 소용돌이를 따라 회전하는 물체는 반구대 대곡천 상류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활폐기물과 산업폐기물, 쓰다 방치한 폐목재 등 다양한 물건들이 있다.

이 폐기물들이 반구대암각화의 표면을 스치기만 해도 고래그림, 사슴그림, 사냥하는 그림들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 또 홍수에 내려오는 통나무, 플라스틱제품, 각종 생활폐기물이 물 위에 떠서 내려가다가 암각화에 부딪치면 어떻게 될까.

이미 물에 젖어 약해질 대로 약해진 바위 표면의 선사시대 그림은 맥없이 떨어져나가는 수밖에 없다.

문화재청에서는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기 위해 그에 필요한 154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속히. 어떤 방법이든 보존공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울산시는 시민들의 식수원확보가 우선이라면서 국보문화재를 포기한 듯하다.

사실 반구대암각화를 근본적으로 원천적으로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사연댐이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시민의 식수원으로 사용되는 댐을 없앨 수는 없기에, 물길을 돌려서라도 국보문화재를 보존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도 반구대암각화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고, 시민들의 관심도 매우 높은 편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작은 사적문화재라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호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보존에 힘쓰고 있는데 우리 울산은 무엇을 보존하여 후손에게 남길 수 있을까.

장마가 다가오면 명확하게 드러날 반구대암각화의 침수와 훼손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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