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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아버지라는 이름도 위로가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0/05/10 [12:0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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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시인/편집위원
▲   문모근 시인/편집위원
가정의 달 5월이다. 얼마 전 개봉한 '친정엄마'라는 영화가 은근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사람이 많다.

드라마에서도 다루어졌고, 어지간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주요 단골메뉴인 어머니라는 화두.
 '엄마'라는 고유명사가 주는 다정함 속의 끈질김과 억척스러움 또는 가끔 뻔뻔한 아줌마의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들여다보는 엄마의 이미지는 항상 그리움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엄마'를 입에 올리거나 생각하게 되면 가슴이 짠하다는데, 여기서 짚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엄마와 함께 가족의 구성원 가운데 절대적이랄 수 있는 존재인 아버지의 존재의미와 가치는 얼만큼일까.

젊은 시절 결혼해서 자식을 얻고 가족을 위해, 자식과 부모와 형제를 위해 불철주야, 혹은 낮과 밤이 바뀌어도 묵묵히 가정경제를 어깨에 지고 오늘까지 살고 있는 아버지들은 어디서 위로를 받고 어디서 용기를 얻을까.

대기업을 다니든, 중소기업을 다니든 또는 개인 사업을 하든 아버지는 어디서나 직장인이어야 하고, 매달 일정액의 수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살펴보면 자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유아원을 보낸다, 유치원을 보낸다. 하면서 적게는 10만원에서 20만원까지 매달 들어갔고 초등학교를 입학하면 좀 나아지려나 싶어도 웬걸 교육비가 더 들어간다.

수입은 5~6년 전이나 같은데 자동차 보험료와 기름값은 매년 또는 수시로 올라서 지갑을 얄팍하게 한다. 거기에 전기료, 수도료, 하수도료, 개인연금, 생명보험, 상해보험 등등 가족의 안위와 안락함을 위해 쏟아 붓는 돈과 시간과 열정은 가히 초능력을 지닌 수퍼 울트라맨이 아닐 수 없다.

수입은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나갈 돈은 많으니 결국 아버지의 용돈을 줄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수입이 있는 아내의 도움으로 좀 어깨가 가벼워지나 싶으면 씽크대에서 각종 설거지물이 기다린다. 모른척하고 있고 싶지만 아내의 친구들이 하는 말과 처갓집에서 듣고 온 비수 같은 말이 있다.

아내가 돈을 벌어오면 남편이 좀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좀 하고, 방청소도 해야 한단다.
그리하여 마침내 씽크대 앞에 서게 되고, 밥솥에 쌀을 씻어 밥을 한다. 어쩌다 김치찌개도 끓이게 되고.

이런저런 일로 지내다 보면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고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왜 이러지? 하면서 직장동료나 이웃 친구, 또는 학교 동창들과 술 한 잔 할 때면 숨기고 싶은 일이지만 대다수 아버지들이 그러하므로 술자리의 대화는 자연스레 가정으로, 가족으로 옮겨간다.]

그래도 현실이 그러하니 어쩌느냐는 자조감을 안고 돌아오지만 가슴 속은 왠지 휑하다.

아버지는 어떤 존재일까.
아버지는 어린시절 늘상 보아오던 것같은 슈퍼맨이 아니다.

쓸쓸하고 외로운 존재이다. 아버지의 호탕한 웃음소리를 언제 들어 보았는지 묻고 싶다.

가정의 달에 가정에서 아버지가 맡아서 하던 일들을 한 번쯤 메모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아버지에게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랑으로 감싸주는 가족이 필요한 때다.

가끔 술에 취해 들어오는 아버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라. 하루하루 변해가는 얼굴을 볼 수 있을진대 그래도 가족의 따뜻한 한 마디가 아버지를 춤추게 한다.

이번 가정의 달은 아버지를 위해 보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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