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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군 기강해이, 숙군으로 해결될까
기사입력: 2010/04/20 [10:5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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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시인/편집위원
▲    문모근 시인/편집위원
천안함 함미(艦尾) 인양과 함께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론이 드디어 고개를 들었다. 46명의 희생을 부른 이번 사건에서 군이 보인 주먹구구식 대응과 우왕좌왕한 것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따지고 넘어가야 군 기강을 다잡는 한편 사기가 떨어진 군을 빨리 추스를 수 있다는 이유다.

더구나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전군이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라 터져나온 링스헬기 추락사고와 강원 철원 일반전초(GOP) 총기 사망사건은 군의 전투대비태세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불안감을 주고 있다.

군의 기강이 전반적으로 해이해진 게 분명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이런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16일 대국민담화에서 이례적으로 미흡한 조치 때문에 국민의 불신과 의혹을 샀다는 점을 인정하고 감사원의 직무감사를 자청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치권의 따가운 질책을 받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장관의 사퇴만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여론은 이상의 합참의장을 비롯해 군 작전권을 쥐고 있는 합참 수뇌부에 대한 쇄신론도 거론되고 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이 어뢰 피격설로 좁혀지는 가운데 군의 정보력과 즉시대응태세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합참은 지난달 26일 밤 천안함 포술장의 휴대전화 보고를 받고서야 천안함 침몰 사건을 알아챘다.
수천억원을 들여 구축한 전술지휘체계(KNTDS)가 6분 동안이나 '먹통'이 된 것이다. 군 작전권을 통솔하는 이 의장은 청와대보다 20분 늦게 침몰 사건을 보고받았다. 김 장관은 이 의장보다 3분 늦게 보고받았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상황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합참 지휘통제반장이 합참의장과 장관에게 보고하는 것을 깜빡했다고 해명했다. 군기강 해이를 시인한 셈이다.
지난 13일 천안함 함미 이동 작전에서도 군의 보고체계는 비정상적이었다. 인양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이 의장보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1시간여 앞서 함미 이동 작전을 보고받고 승인한 사실이 드러났다.

군 내부에선 '무너진 보고체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예비역 장교는 군은 “보고가 생명'인데 이번에 너무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고 우려했다. 정부와 군은 21일로 예정됐던 장성급 인사를 또 연기했다. 이달 말쯤 함수(艦首) 인양과 민·군 합동조사단의 사건 원인 조사가 마무리되면 분위기 쇄신을 위한 지휘체계에 대한 정기인사가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휘체계의 손질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은 군기강해이다.
군의 생명인 명령복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개개인의 인권을 따지며 논의가 아닌 농성의 수준으로 군대조직이 무너졌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짚어보는 군대의 모습이다. 한 때 세계최강으로 자임하던 우리 국방이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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