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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도
생각이 기도가 된다
기사입력: 2010/01/18 [15:22]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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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도 건영화학대표
▲     © 울산여성신문
벌써 보름이 지나간다. 눈만 뜨면 화면에 비치는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오뉴월햇살보다 더 뜨겁다. 나직나직한 대화나 토론문화는 주변에서 사라진지 제법 오래다.

년 말 연예대상 때마다 뽐내는 스타들의 섹시 의상도 노출이 해마다 더 해가는 컨셉이고, 드라마도, 뉴스도, 악플도 그 수위가 시간이 갈수록 심하다.

음식에다 비교하자면 청량고추를 다시 고추장에 눌러 찍어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격이다.

맛을 표현 할 때도 멋을 칭찬 할 때도 노래를 부를 때도 ‘맛있다’ ‘멋있다’ ‘잘 부른다’로는 그 표현이 한참 미흡하다.

그래서 끝을 내는 막장 표현으로 ‘죽인다’ ‘죽여준다’ 쯤 되어야 칭찬으로 듣게 된다.  그래서 ‘끝내준다’정도는 그저 괜찮은 편이다 정도의 보통 의미가 되어 버렸다.

누구나 처음에는 그저 심드렁한 정도로 길 들여 지다가 얼마 지나면 무뎌 지게 되고 결국에는 끝장을 보는 단어를 사용해야 먹혀 들어가는 그런 말들이 오가는 세상이다.

이래도 괜찮을까? 얼마큼 세상을 살아온 연륜으로는 많이 걱정스러운 게 오늘의 심정이다.

새해가 던지는 의미는 우리에게 무엇으로 남아야 하는가?  이른 새벽 바닷가에서 산위에서 초하룻날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소원을 빈다고 치자.

요즘 트렌드라면 기구(氣球)라도 타고 더 높이 올라가서 빌어야 하는 거 아닌가도 싶다.

칭찬보다는 욕이 더 쉽게 튀어나오는 세상에 년 초에 어떤 노인의 칼럼은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감동되기에 충분했다.  ‘친일인명사전’에 대한 그분의 가녀린 분노와 책망이었다.

구십이 가까운 노인은 한때 일본군의 하사관 신분으로 2차 대전에 종군했고, 6.25전쟁을 치루면서 백척간두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자랑스러운 용사였으나 자신은 사병이었다는 이유로 친일인명사전에서 빠진데 대하여 못마땅한 이유를 설명하며 역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6.25 전쟁에서 나라를 지켜낸 민족의 영웅들 중에서 일본군시절의 장교라는 이유로 인명사전에 불명예스럽게 등재된 사실에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다. 

신약성서에 나오는 성자인 바울을 한때 로마의 관리였다는 전력을 문제 삼아 몰아세운다면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마디로 용서와 이해가 단절된 세상이 원망스럽다는 게 노병사의 절규이다.

그러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건강도 돈도 중요함에서 뺄 수 없는 요소들이겠지만 ‘지금’ 만큼 인생에서 더 절박할 수는 없겠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도 지금 이 순간 내가 만나는 사람,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온갖 것들에 대한 원한도 지금 용서하고 가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도 지금, 이번 달, 올해에 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이 지나고 나면 인간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수도 있다.

예기치 못했던 인도네시아의 쓰나미도 그렇고 아이티 섬의 재앙도 그러하다.

홍수나 태풍이나 지진이 오기 전에 개미나 들쥐 떼가 먼저 알고 이동을 한다니 때로 인간이 벌레보다 우둔 할 때도 있겠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 그 만큼 지혜로워지고, 덕(德)스러워 져야 되지 않을까.

올해는 우리 모두 어떤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어떤 그물에도 걸려들지 않는 바람처럼, 지혜롭게 그렇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 이다.  

따로 기도를 드리는 일도 좋겠지만 늘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면 곧, ‘생각이 기도’가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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