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김의도
오바마의 인사법
기사입력: 2009/12/15 [11:39]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김의도 건영화학대표 울산지방법원조정위원
▲     © 울산여성신문
차를 타고 어딜 가는데 조금 심심한 시간이 되자 누군가 유머퀴즈를 내었다.

“검찰 관계자와 국세청 직원과 교사와 함께 밥을 먹으면 누가 식사비를 지불할까?” 물었다.

갸우뚱하고 있을 때 질문자가 식당주인이 낸다고 그러기에 모두가 웃었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겠지만 굳이 사족을 단다면 열심히 자신의 자리에서 한 가닥 하는 사람들이기에 식당주인이 대접을 해야 한다는 뜻이라 여겨진다.
 
우리는 때로 혼자서 밥을 먹을 때도 있고, 혼자서 먼 길을 걸어가야 할 때도 있는가 하면 늦은 밤 어두운 골목길에서 오지 않는 택시를 기다릴 때도 있겠고, 튼튼했던 몸 자랑은 오간데 없이 병원 신세를 져야 할 때도 있어 뼛속까지 스며드는 고적감을 느낄 때가 있었기에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사랑 그까짓 거, 3년도 채 못가서 말라버릴 그까짓 거 그러면서도 알고 속고 몰라서도 속고마는 사랑 그까짓 거에 인생은 목을 매고 산다.

없으면 그립고 만나면 이 갈리는 처지라도 없는 거 보다 있는 게 좋은 것이기에 우리의 삶이 어리석고도 슬픈 역사를 저마다 쌓고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기에 있을 때 잘 해야 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할 것인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모두가 잘나고 교만해서 도무지 하모니(화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돼지꼬리가 돼지를 흔들 수 없고 쇠뿔에 앉은 개미가 쇠뿔을 흔들 수 없는데도 모두가 자기 때문에 몸통을 흔들고 있다는 교만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성직자는 스스로 오만하기 짝이 없는데도 마이크 앞에만 서면 병적일 만큼 자주 겸손하라고 고함을 지르니 참으로 가관이다.

“남의 눈의 티끌은 지적하기 쉬워도 제 눈에 들보는 보지 못 한다”는 성경말씀이 생각나게 된다. 오만의 극치는 역사 속에 여기저기에 많이 있다.

나폴레옹은 “나의 무릎은 신(神)말고는 아무에게도 굽힐 수 없다”라고도 했고, 루이 14세는 “짐은 곧 국가다”라고 말했다. 근대사에 와서는 ‘드골’ 전 대통령은 그의 재임 시 낮잠을 자면서 집무실문에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는 나를 깨우지 말라”고 경고문을 붙이는 거드럼을 피우기도 했다.  
 
오래전 2차 대전의 영웅 아이젠하워 장군이 미국 대통령이 되어 프랑스를 방문 했을 때 드골은 빳빳하게 선채로, 미 대통령 아이젠하워의 허리 굽혀 악수하는 사진을 신문에서 보았다. 그는 또 아메리카를 다 준다 해도 예술의 나라 프랑스와 바꾸지 않는다는 망언을 쏟기도 했다. 그는 지금 모델과 사는 후배 대통령 ‘사르코지’를 바라보며 무덤 속에서 아무 말도 못 하게 된 형편이 천만다행이다.

루이14세의 뺨따귀를 때릴 만큼 “내가 곧 프랑스다”라던 드골의 한 수위의 교만은 사후에도 오랜 세월동안 회자되어 오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오만에도 불구하고 많은 프랑스인들은 그를 존경하고 있다는 점은 한번 생각해볼 가치가 있겠다.

국민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기위한 것이라면 국민을 한데 묶은 카리스마일 뿐 아니라 국가유지보존의 구심점 노릇을 위한 계산된 자부심 이라면, 그런 교만에는 엄청 큰 가치가 있을 법도 하겠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몹시 어렵다. 뿌리 없는 독선과 오만, 절제되지 않는 교양 이기적인 목표 때문에 우리들 삶이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설명해도 듣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고, 들어도 이해하지 않으려하고 막무가내다. 말하자면 죽어도 “고(GO)”다. 죽고 난 다음에 후회하는 시간이 오면 그땐 너무 늦지 않을까. 미련한 인간은 머리에 피를 흘릴 때라야 깨닫게 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는 건 정말 싫은 일이다.
 
지난달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일본을 방문 했을 때 천황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던 사진을 보았다. 2차 대전의 패전국가에 가서 승자의 나라 대통령이 굴욕적인 자세를 취했다 해서 말이 좀 있었던 거 같다. 나이 많은 영감이라서 그랬던가, 방문 국에 대한 예의로 그랬던가, 잘 잘못을 가리자는 게 아니라 이 험악한 세상에 힘센 자가 약자에게 베푼 겸허함이 그리 나쁘게만 보이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힘 센 자들이여 허리를 조금만 더 굽혀 보자.  
세상이 조금은 따뜻해 질 것 같아서이다.
교만한 가슴에는 어떠한 사랑도 싹트지 않는단다.
우리서로 겸손하게 될 때 상대가 크게 크게 보이게 된단다.
 

  • 도배방지 이미지

오바마의 인사법 관련기사목록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