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획취재
⑥ 울산교~명촌교구간 산책로
이 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天上으로 가는 길
기사입력: 2009/11/07 [11:30]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원덕순 기자
태화강을 따라가며 남과 북을 연결하는 다리를 짚어보면, 상류에서 시작하는 신 삼호교, 구 삼호교, 최근 준공한 십리대밭교, 태화교, 울산교, 번영교, 학성교, 명촌교에 닿으면 태화강 물길은 울산항이 있는 울산 앞바다에 이른다.

울산교는 울산의 번화가인 중앙동(성남동과 옥교동)과 삼산을 잇는 다리이다.

울산의 강남과 강북을 잇는 유일한 다리였고 일제치하 일본인들이 놓은 교량이어서 “왜놈들이 다리 하나는 튼튼하게 놓았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자동차 2대가 교행하기 어려운 좁은 다리였지만 지금은 보행교로 아름답게 꾸며져 강바람을 맞으며 걷기에도 좋다.

어릴 적 정월대보름이면 나이만큼 다리를 밟아야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는 말대로 추운 정월 밤 칼같은 바람을 맞으며 보름달에게 소원을 빌며 다리를 오갈 때 울산교는 십리보다 더 멀게 느껴졌다.
 
강 따라 걷는 태화강산책로는 이미 융단을 깔아놓은 듯 걷기 좋은 폴리우레탄으로 포장돼 쿠션이 좋고 옆으로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 칼라아스콘으로 잘 포장돼 있다. 
 
강변에 설치된 엠프에서는 24시간 음악이 흘러나오고 가로등 불빛은 밤늦은 시간에도 산책을 하는데 치안에 전혀 문제가 없는 조도를 유지하고 있어 “참 살기좋은 도시다. 울산시민들은 복 많이 받고 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태화강을 따라 걷는 산책로는 강물의 기운과 강바람, 강변에 철따라 피고지는 들풀과 꽃들을 바라보며 걸으면 이보다 더 좋을 일이 또 있을까? 싶을 만치 마음이 촉촉히 젖어온다.

강변에는 제법 차가워진 바람이 걷기에 좋을 만치 닿아오고 마주치는 산책인들이 어디선가 한 번은 본 적이 있는 듯한 낯익은 얼굴들이어서 이곳이 울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울산교를 지나면 곧 이어 번영교가 이어지고 번영교는 삼산과 옥교동, 학성동쪽으로 연결이 된다. 예전 번영교는 울산으로 들어오는 철로의 관문인 철교를 없애고 놓은 다리이다.

철교 아래는 수심이 깊고 사람왕래가 많지 않아 풀도 무성했다.

삼산쪽에서 걷는 태화강산책로에는 여러 군데 운동기구가 설치돼있어 걷다가 운동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강변으로는 갈대가 바람에 흔들리며 갈대우는 소리를 내고있고 옆에 피어있는 코스모스와 부들까지 정겹다.
 
번영교에서 학성교를 지나면 둔치는 바다에 가까워지는 풍광으로 바뀌고 있다. 식물들도 바뀐다. 예전 찔레꽃과 갈대가 무성하고 수양버드나무 줄기가 물속에 뿌리를 반쯤 걸치고 있던 그 모습들은 없어졌지만 아직 버드나무와 갈대들은 둔치에 무성해 예전의 자태를 더듬어 볼 수 있게 한다.
 
아주 어릴 적 고동 잡으러 가는 큰 애들을 따라 성남동에서 조개섬이라 불리는 하구언, 지금의 명촌교 부근까지 온 적이 있었는데, 그 길이 20여리(8Km)정도 됐으니... 다리아프다고 돌아가자고 징징 우는 내게 큰 언니들이 준 것은 찔레꽃 새순이었다.
 
다리 아프고 배고프고 찔레꽃 새순이 맛이 없다고 내내 울면서 걸었던 길이 바로 이 태화강 산책로가 되어 매일 걷고 있으니....이것이 인생이다(?)
 
낚시가 허용되는 학성교부터 명촌교까지는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제법 보이고 마주보이는 중구의 학성동과 새치라 불리던 장대쪽에는 낚시꾼들로 차있다.

마침 낚시바구니를 들고 오는 아저씨들이 있어 “무슨 고기를 잡았어요?”하고 묻자 바구니를 열어보이시며 “꼬시래기 좀 잡았어요” 한다. 

태화강 낚시는 붕어와 꼬시래기가 주 어종이고 물이 맑았을 때는 황어와 연어, 은어도 많이 잡혀 어른들의 횟감으로 미각을 돋우기도 했다.

어쨌거나 태화강변 산책로에는 먹을거리도 있었고 볼거리도 많아 행복한 산책로라고 이름을 붙였다. 울산교에서 번영교, 학성교를 거쳐 명촌교에 이르는 태화강 산책로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따라올 곳이 없는 최고의 산책로라고 하겠다.
 
6~7Km를 걸으면 바람과 갈대와 하늘과 달과 그리고 음악까지도 걷는 사람을 천상의 세계로 이끄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아름다운 산책로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