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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선덕여왕과 리더십
기사입력: 2009/09/15 [11:1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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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창호 시조시인협회 이사
 
▲     © 울산여성신문
드라마 ‘선덕여왕’이 시청률 40%를 넘어서서 꿈의 시청률이라는 50%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처럼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배경은 무엇일까? 혹간 사람들은 선-악 대결과 신-구의 조화, 이요원-고현정의 열연, 유신과 덕만의 사랑, 비담의 정체성 혼란 등을 꼽는다. 그러나 보다 더 큰 이유는 절대 권력자 미실을 무너뜨리는 덕만에 대한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선덕여왕(善德女王·재위 632~647년)은 진평왕의 장녀로 화백회의에서 왕으로 추대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다. 이처럼 여자로써 왕위에 올랐다는 것은 남자가 왕위를 계승하는 그 시대에 어떤 다른 배경과 뒷받침하는 세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왕이 될 재목이 되지 않았다면 결코 왕위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왕으로써 갖추어야 할 덕망과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우리는 지도자의 걸출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그런 관점에서 선덕여왕이 가진 리더십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견일 수도 있겠지만 선덕여왕의 일생을 돌이켜 보면 다음과 같은 리더십을 가진 여왕이 아닌가 한다. 
 
 
첫째,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할 줄 아는 혜안을 가진 리더십이다. 을제, 김유신, 김춘추 등의 인재를 등용함으로써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였으며, 국가적인 위기 및 내란을 극복할 수 있었다. 
 
 
둘째, 민생 위주 정책을 실천하는 리더십이다. 우선 즉위한 해에 각 도에 사신을 파견해 홀아비와 홀어미, 부모 없는 어린아이와 늙어 자식이 없는 사람, 그리고 혼자 힘으로 살아갈 능력이 없는 사람을 구제하였고, 또한 어려움에 처한 백성들을 위로하고 구제하는 민심수습의 일환으로 재위 2년이 되던 633년에는 전해의 가뭄을 이유로 그해 세금을 면제해주기도 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셋째, 믿음을 주는 리더십이다. 이는 재위 3년 정월, 즉 아버지 진평왕의 국상기간이 끝나자 아버지 때부터 쓰던 ‘건복’이라는 연호 대신 인평(仁平)이라는 독자적인 연호를 쓴 것에서 짐작할 수 있는데, 이것은 바로 대내외적으로 자주정신을 표방한 것이며 그 바탕에는 국정 통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주는 자신감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넷째, 비전을 가진 국가 통치의 리더십이다. 황룡사구층탑은 각각 제1층은 일본(日本), 2층은 중화(中華), 3층은 오월(吳越), 제4층은 탁라(托羅), 제5층은 응유(鷹遊), 제6층은 말갈(靺鞨), 제7층은 거란(契丹), 제8층은 여진(女眞), 제9층은 예맥(穢貊)을 의미하며, 주변국들이 이 탑을 건축하면 절로 신라를 섬길 것이라 하여 553년(진흥왕 14)에 늪지 2만5000평을 메워 공사를 시작해 646년(선덕여왕 15)에 완성하였다고 한다. 이는 바로 절대강국의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일이 아닌가 한다.
 
 
다섯째,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이 있는 리더십이다. ≪삼국유사≫ 권1 기이편(紀異篇)에 수록된 “영묘사(靈廟寺) 옥문지(玉門池)에는 겨울인데도 많은 개구리가 울어 이 사실을 왕에게 알리니 왕은 정병을 여근곡(女根谷)에 보내어 적을 섬멸하도록 하였다.” 는 등 지기삼사에 관한 설화는 선덕여왕의 예지력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2010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1.5%가 사실이라면 우리 경제는 완만한 ‘U자형’ 회복은 고사하고 ‘L자형’ 장기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이런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우려뿐만 아니라 남북 분단, 노사 간의 갈등 등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난제도 많다.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온 국민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 이것은 선덕여왕과 같은 지도자의 걸출한 리더십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9.3 개각이 끝났다. 아무쪼록 이런 리더십이 발휘되어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난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선진 강국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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