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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가정의 달 5월에
기사입력: 2009/06/07 [15:5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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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창호 한국시조시인협회이사

어버이 살아신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이면 애닯다 어찌하랴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    추창호
위 시조는 조선시대 정철선생의 작품이다. 부모님 살아계실 때, 효도를 잘 하라는 교훈을 담은 시조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이 시조가 새삼 생각나는 것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사상의 근간인 충효 중 효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의의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성경의 출애굽기 20:2~17에 나오는 '십계명'을 보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는 기록이 있으며, 불교에서는 불효한 자식이 죽으면 '아비 무간지옥(阿鼻 無間地獄)' 에 떨어진다고 하였다. 이슬람교에서는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아무리 가난해도 자식을 죽여서는 안된다. 어머니는 고통을 받아가면서 아이를 낳는다. 아이를 배고 젖을 뗄 때까지 30개월이나 걸리는 것이다. 그 은혜를 결코 잊지 말라.’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여러 종교에서 부모에 대한 효를 강조하고 있음은 바로 우리 사람이 살아가는 근본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근본이 되는 효가 등한시 되고 있음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팔순 노모를 서로 모시지 않겠다며 다투다 노모를 결국 거리에 방치한 비정한 자녀들이 경찰에 입건되는가 하면, 복지 시설 또는 노인 전문 병원에 보내져 오랫동안 방치하고 찾지 않아 실제 자녀들로부터 버림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사는 노부모가 죽음을 맞이하였는데도 방임된 상태였기 때문에 한참 후에야 그 죽음이 이웃에 의해 발견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발견되기도 한다.

  아무리 요즘 세상이 살기 힘들다고 하지만 이처럼 평생을 바쳐 키워온 자식들로부터 부모가 버림을 받는 현대판 고려장이나 다름없는 비정한 모습에서 천륜마저 무너져 내리는 세태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이것은 자식이 커서 부모가 되고, 부모가 결국 자신의 부모처럼 노인이 될 수밖에 없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름지기 자식에게 효도를 받고 싶으면 먼저 자신의 부모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백범 김구선생의 선친은 소천을 앞둔 노모를 위한 단지를 해 생피를 삼키게 해 삼일을 연명 시킨 바 있다. 그 삼 일째 되던 날 백범선생이 태어났는데, 백범선생 또한 그 선친을 닮아 소천을 앞둔 아버지를 살려 보겠다고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생피를 공양할 정도로 효자였다. 또 백범선생은 '치하포 의거' 즉, 국모(명성황후) 시해범이라 단정하고 일본군 현역 장교를 맨손으로 참살한 의거를 행하였는데, 충분히 피신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으로 인해 고초를 겪을 노부모를 걱정하며 일본 경찰들을 기다리다 체포되기도 했다. 자식은 그 부모를 보고 배운다. 독립투사로 알려진 백범 김구선생의 이러한 일화가 그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 또한 보기 드문 효자였다고 한다. 맹자가 말한 다섯 가지의 불효는 “게을러서 부모님 받드는 일을 소홀하게 하는 것, 도박과 술을 좋아하여 부모님 받드는 일을 소홀하게 하는 것, 돈에 너무 눈이 어둡고, 제 아내와 제 자식만을 위하고 부모님을 외면하는 것, 눈과 귀의 만족에만 급급하여 부모님을 욕되게 하는 것, 싸움질을 좋아하거나 성질이 나빠 부모님을 근심되게 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것은 오늘날 귀감으로 삼아도 좋을 내용이 아닌가 한다.

  가정은 인간의 가장 최초의 교육의 장이며 부모, 형제와의 관계를 통해서 인간의 욕구를 표현하고 충족하며, 적응하는 방법과 습관을 익힌다. 가족 구성원과의 인간관계를 통하여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가족 문화 속에서 인격의 형성과 가치관을 배우기 때문에 이러한 가정의 순교육적인 기능을 최대한 살려서 보여주는 효 교육으로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토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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