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은 생명을 나누는 기쁨,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랑의 작은 실천”
[울산여성신문 정은주 객원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헌혈자가 급감하여 국가적인 혈액 수급난을 겪었다.
지난 4월 18일부터 2주간 ‘생명 ON’ 생명나눔 헌혈! 슬로건으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총회장 이만희. 이하 신천지예수교회)은 대한적십자사의 요청으로 단체 헌혈을 진행해 세간의 이목과 칭송을 받았다.
특히 시작 3일 만에 목표했던 6,000명을 달성했고 헌혈증서 31,528장과 112,802,000원 상당의 헌혈 기부권을 전달했다.
신천지예수교회가 전국적으로 단체 헌혈에 나선 가운데, 울산 소재 헌혈의 집 6개소에서도 18일부터 단체 헌혈이 시작됐으며 첫째 날에 ‘남구 헌혈의 집’에서 538회째 헌혈을 했다는 최병혁(49세)씨를 만나보았다.
▶ 언제부터 헌혈을 시작했는지...?
고등학생 때 학교에 찾아온 헌혈 버스에서 처음 헌혈을 했어요.
사실 그때는 간식이나 기념품 때문에 했던 건데 군 복무 이후 대학교에 복학을 한 1997년부터는 한 달에 두 번씩 성분 헌혈을 꾸준히 하며 지금까지 헌혈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주삿바늘을 꽂는 1~2초의 순간은 긴장이 됩니다만, 그 순간만 넘기면 혈액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쁨에 계속하게 되네요.
▶ 헌혈을 538회나 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꾸준히 헌혈을 하다보니 헌혈증이 자연스레 모이잖아요. 그래서 주변에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하거나 많은 양의 수혈이 필요한 분에게 모았던 헌혈증을 드렸어요.
저한텐 많으니까 선뜻 드릴 수 있었던 건데, 받는 분은 정말 고마워하고 귀하게 여겨 주니 그 모습이 오히려 저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때부터는 미리 헌혈증을 모아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헌혈증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누면서 지금까지 헌혈을 계속 할 수 있었어요.
▶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함께 신앙하는 교회 지인에게 수혈을 했을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 교회 한 집사님이 수술을 하게 됐는데 혈액이 많이 필요해서 지정 헌혈을 신청하고 서너 번 헌혈을 한 적이 있어요.
수술을 무사히 잘 마쳤다는 소식에 큰 보람을 느꼈지요. 또한편으로는 헌혈증을 부탁하는 분들은 있는데 더 많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 이번 ‘생명 ON’ 단체 헌혈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교회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하니 소속을 알리고 기쁜 마음으로 기부할 수 있었어요.
예전에는 교회 지인들과 종종 헌혈하러 갔었는데 코로나19로 한동안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웠거든요.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오랜만에 많은 교인이 문진과 채혈을 하는 모습에 마음이 훈훈했어요.
▶ 신천지 교인으로서 헌혈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코로나19로 인해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들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세 차례에 걸쳐 혈장 공여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저도 같은 신천지 교인으로서 자부심을 정말 많이 느꼈어요.
그 기사를 접하면서 저도 세상에 빛과 소금 같은 행실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헌혈 캠페인도 제게 허락된 여건 안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선행 중 한 가지였기에 당연히 참석했죠.
제 주변의 신천지 교인들은 모두 비슷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헌혈에 동참하고 있어요.
100회 이상 헌혈한 성도님이 16명이고 최초 헌혈한 분들도 다수라고 하니 이번 행사를 계기로 꾸준히 헌혈에 동참한다면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글을 읽고 한 분이라도 더 헌혈에 동참할 수 있다면 정말 큰 기쁨이겠습니다.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풀 한 포기, 피 한 방울 만들 수가 없는데, 헌혈은 생명을 가진 공동체가 공존하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건강한 몸을 가진 이에게는 봉사의 기쁨이고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구하는 일이니까요.
개개인이 하는 헌혈로 얻어지는 혈액은 소량일 수도 있고 몇 장 되지 않는 헌혈증일 수도 있지만, 필요한 이에게 전달돼 귀하게 쓰였을 때는 세상 어떤 것보다 크고 귀한, 한 생명을 살리는 가장 큰 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장님이 잠시 인터뷰 시간을 가지도록 배려해 주셨다”면서 다시 일터로 향하는 최병혁씨는 현재 대한적십자사 명예의 전당에 오른 선인으로 평범한 직장인이다.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봉사 정신이 있기에 생명을 살리는 명예를 지켜나갈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그의 건강이 지속되고 그 선한 의지가 알려져 더욱 넓게 헌혈운동이 일어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