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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근
내일에 있을 노아의 방주
기사입력: 2015/01/28 [12:54]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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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석근 전 울산시인협회장/수필가     ©UWNEWS
어릴 때 보았던 농작물이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 토종밀, 호밀, 지정, 차조, 수수, 율무, 양대, 강낭콩 등 숱하게 재배 되었던 품종들이 우리곁을 떠났다.

그 자릴 메우듯이 새롭게 등장한 것이 검정쌀, 검은콩, 검은깨 등인데, 사라진 것에 비하면 절반도 못 미친다.

과거에 비해서 현대인의 식단이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벼 수확량이 줄어서 쌀이 모자라던 시절은 먹거리가 귀해 삼시세끼니에만 메달렸으나, 이즈음은 그렇지가 않다.

쌀에만 의존하던 구세대에 비해 신세대는 밀가루를 선호하여 쌀의 소비량이 많이 줄어 들었다.

가령 쌀밥을 먹는다고 해도 여러 가지 잡곡 (콩, 검은쌀, 율무, 조 등)을 섞어 잡곡밥을 해 먹기에 쌀의 소비량이 매우 적어졌다.

모두가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식사가 아니고, 건강을 위한 웰빙식이다.

지난 시절에는 어떻게 하면 배를 굶지 않을까 하며, 한끼니의 식사를 걱정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어떻게 하면 건강을 지키는 음식을 먹을까 하는 걱정이다.

이처럼 세상이 다양하게 건강을 위한 식단문화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생활의 수준도 훨씬 높아졌다.

이제 미래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주식을 제공해 줄 곡물류의 종이 줄어들고 있다는 식물학자들의 보고가 불안을 갖게 한다.

이와 같은 위기의식을 느낀 세계 각국의 식물학자들이 최근 우리나라 강원도 평창에서 제12차 ‘생물 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 가 열렸다.

총 160여개국 대표단이 모여 생물 다양성 보전과 현명한 이용 등에 관해 논의했다.

생물 다양성이 파괴 된다면 궁극에는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는 합의점에 모인 참가국 대표들은 인식을 같이 했다.

인류가 지구환경이 점차 오염 되어가는 심각한 상황을 생각하고서 적극적으로 보호해야할 때이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서둘러 ‘국제 종자 저장소’ 를 설립했다.

이 저장소는 북극권에 있는 스발바르제도의 롱이어비엔(Long Yearbyen)에 자리 잡았다. 이곳은 북극점과 1300키로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여객기가 정기적으로 오가는 최북단에 있는 마을이다.

지난 2008년부터 이 마을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식물의 씨앗을 보존하는 ‘국제 종자 저장소’ 가 설치되었다. 여기에 저장소가 세워진 것은 영구적인 동토층으로 지상층 온도가 연중 0도 이하이므로 산을 뚫어 만들었다.

내부 온도는 영하 18도로 항상 유지 시켜야 한다.

이런 저장시설을 갖춤으로서 지구 온난화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도 종자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유엔 식량 농업기구는 지난 100년간 곡물의 종 다양성이 75% 정도 떨어졌다고 보고했다.

2050년이 되면 지금 재배되는 작물의 구분의 일이 사라질 것이라 예고한다. 원래 곡물이나 과일의 품종은 수백가지가 넘지만 농업이 기업화되고 세계화로 탈바꿈 하면서 점차 사람이 재배하기 쉬운 품종만 증식시켜 왔다.

이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초래 되었다.

이같은 결과로 인해 현재 재배되는 품종에 병충해와 질병이 발생하게 되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품종은 곧 바로 멸종 위기를 면치 못하게 된다.

지금 세계 각국이 제공한 80여만 종의 씨앗을 무료로 국제 종자 저장소에 보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품종보호는 인류의 미래를 위하고 생명보존을 위한 사전 대비책일 것이다.

어쩌면 새롭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노아의 방주’ 를 연상하게 한다. 지난해 이던가? 열대 지방에서 바나나에 전염병이 돌자 과학자들은 과민하게 바나나 멸종 가능성을 시사한바 있다.

이런 현상은 바나나가 단일 품종으로 재배되어 유전적 다양성이 감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종의 멸종 변화를 막기 위해서 국제 종자 저장소는 ‘농업용 식물종자의 다양성을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더구나 기후 급변이나 홍수, 지진, 화산 폭발 같은 대재앙이 일어 났을때 세계 인류 멸망을 지키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기구가 ‘국제 종자 저장소’이다. 이 국제 기구의 다른 별칭은 ‘최후의 날 저장소(Doomcaayvault)라고도 부른다.

특히 곡물 종의 소멸은 심각한 문제로 받아 들여야 한다. 지금 우리 농촌에서도 점차적으로 사라져 간 곡물 품종을 많이 볼 수 있다.

강건너 불보듯 남의 일이 아닌 발등에 불떨어진 우리의 현실이 심각하다. 하루 빨리 사라진 곡물 종을 복원해야 하고, 후회없는 미래를 대비해야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의 삶이 빈국의 아프리카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농촌 징흥청이나 농촌지도소에서 다양한 농산물과 임산물을 품종개량, 신품종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미래를 위한 토종 품종 복원이 시급하다.

그 중 가장 뼈 아프게 후회 스러운 멸종은 세계에서 가장 맛이 뛰어난 토종 밀의 멸종이다.

하루 빨리 잃어버린 옛 품종을 찾아 번영된 우리의 식생활에 행복을 되찾아야 한다.

이것이 내일에 있을 노아의 방주를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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