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데스크 단상
“생명이 먼저다”
기사입력: 2012/12/13 [09:30]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원덕순 편집국장
며칠 전 TV 뉴스에서 한인이 뉴욕 지하철에 치여 사망한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뉴욕 지하철에서였고 사망한 사람이 한국사람이고 상대는 흑인이었지요. 다툼의 내용이야 알 수 없었지만 흑인이 한국사람을 힘으로 밀쳐 지하철 플랫폼에 떨어져 매달려 있다가 달려오는 열차에 치여 죽은 사건입니다.
뉴스를 본 우리 국민들은 분노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플랫폼에 떨어진 사람을 구할 생각을 않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고 다음으론 그 사건을 ‘뉴욕 포스트’에서 1면 기사로 사진과 함께 내보냈었고, 그것이 현장감 넘치는 특종이라고 1면에 리얼하게 내보낸 데 대해 네티즌들의 분노에 찬 비난이 빗 발 치듯 했습니다. 온통 비인간적인 인간들로 가득 찬 세상을 보는 듯 경악스러웠습니다. 힘에 밀려 지하철로 떨어졌고 플랫폼에 매달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피해자를 향해 불을 켠 채 달려오는 열차를 바라보는 그의 공포는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면 전율이 옵디다.

필자가 몇 년 전 다녀온 미국 언론인연수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연수프로그램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저명한 언론학 교수의 강의와 토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이란 나라가 표방하는 민주주의 인본주의, 그에 부응하는 언론의 자유, 언론정신에서 최우선이 ‘생명의 존귀함’이지요. 강의 내용 중 바로 이 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를 가지고 토론이 벌어졌는데, 현장기자의 실제 사례였습니다.
현장취재를 하던 기자가 맞닥뜨린 사건은 , 야생동물을 잡기위한 덫에 걸린 개와 범인에 걸린 포상금과 특종 사이에서 고뇌해야 하는 언론인의 정신과 자세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개의 생명을 구하면 범인과 특종을 놓치고 특종을 하면 개의 생명을 포기하는 진퇴양난의 순간에 그가 취한 행동은 생명을 구하는 것으로 상금과 특종을 버렸다고 합니다. 강의를 듣는 우리들은 아쉬워했지만...힘든 결정을 한 그 기자는 후에 그 생명중시의 정신으로 퓨리처상을 수상했다는 후일담도 들었지만 그 순간에는 의견들이 분분했었지요.

이런 정신을 주창하는 미국인들이 지하철 아래로 사람을 밀어버리고 그것을 방관하는 사람들도 나쁘지만 그 방관자들보다 더 나쁜 것은 사람의 생명을 구해야 할 상황에 사진을 찍은 행위이고, 사진을 찍은 사람보다 더 용서할 수 없는 것은 특종이라고 1면에 ‘이 사람은 곧 죽는다“라고 실은 신문사의 행태가 아닐까요?
‘생명이 먼저’라는 언론의 정신까지 선정적 기사에 팔아먹는 언론의 현주소를 개탄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