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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
“...그렇다면 나도 루저?”
기사입력: 2009/11/30 [13:0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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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순 본지발행인
요즘 키작은 남자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또한 키작은 남자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어 한번 짚어볼까 합니다.

세상에는 키작은 여자도 있고 키큰 남자도 있지요. 키큰 여자도 있고 키작은 남자도 있듯 세상의 모든 이치가 고저장단 남과여 생과사 명암..등 음양의 이치에 맞게 돼 있어 양만 존재할 수 없고 음만 있을 수도 없지요.

그러나 외모에 있어서 얼굴은 주먹만 하고 키가 크고 날씬한 몸매가 아름다움의 바로미터처럼 외모지상주의가 되다보니 성형외과가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고 수 백만원을 호가하는 다이어트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합디다.
 
심지어 여성들은 성형을 위한 계를 넣고 있다고 하니,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인간 누구나 가지게 되는 공통의 목적인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오늘 단상의 주제는 요즘 네티즌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한 여대생의 발언인 ‘루저’입니다. looser란 단어가 패배자, 실패한 사람을 지칭하는데 이 철없는 여대생이 생각없이 내뱉은 한 마디가 일파만파로 대한민국의 남성들을 자극했고, 댓글이 오고가는 중에 남성 대 여성의 대결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성정인 냄비근성인지 토론문화를 만들어가는 과도기인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공방전을 보며 “극히 한정된 개인의 발언을 놓고 우리 사회가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구나”하는 자조적인 생각까지 듭디다.
 
이 여대생의 발언이 대다수 한국여성들의 생각을 대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깔창 빼고 키 180Cm 이하인 남성은 루저”라는 발언에 따르면 남자들은 “나도 루저?” “키가 작다고 루저라는 말, 용서 안된다” “남자에게 루저라는 말이 얼마나 충격적인 말인지 아냐”라는 말들로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 남성이 ‘루저’발언으로 입은 정신적 피해보상으로 1천만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으며 언론중재위원회에는 80건이 넘는 손해배상청구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렇지요. 키는 선택사항이 아닐뿐더러 키 180Cm이상인 남성의 비율이 우리나라 남성의 20~30%인 것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 남성 70~80%가 루저라면 대한민국은 패배자들의 집단인 셈인데...말도 안되는 말이지요.

또한 이런 한 여성의 개인적 발언을 두고 마치 모든 여성들의 생각인 양 호도하며 대결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지요. 비록 키가 180Cm가 못되더라도 조금도 꿇림이 없는 자신의 단단한 내면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외모지상주의에 멍들어가는 세태에 편승하지 않는 자신만의 강한 자긍심이 자신을 루저라고 자기비하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만.

화가 난 남성들 왈, “44사이즈 안 입는 여자들은 루저, 허리 25인치 넘어서는 여자, 여자키가 160Cm가 안되면 루저”라고 맞받아치고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서로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게 하는 발언입니까?
 
이번 발언의 여파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우리가 경계해야 할 부분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외모나 사회적 신분, 성공으로 평가하는 위험한 사고들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진정 인간의 고귀함이 외모나 부나 성공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인간을 사랑하는 고귀한 사상에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가치기준은 우리 스스로 내면을 갈고닦아 외부의 어떠한 가치기준이나 평가로도 폄하되지 않을 때 “180Cm도 안되는 나는 패배자인가?” 라는 어이없는 자기비하에 시달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루저냐 아니냐’라는 문제로 들끓을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책을 읽고 더 높은 이상을 향한 정신적 가치추구를 위해 시간을 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 원론적인가요?

그렇더라도 우리가 추구할 것은 정신적인 밭갈이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분을 가라앉히고 어느 미혼들의 커뮤니티에서 20세~39세의 1362명을 대상으로 ‘여자가 허용가능한 남성의 키가 최소 몇 Cm인가? 라는 질문에 180Cm 이상이어야 한다는 답변은 1.1%에 불과했으니 대다수의 여성들은 그러한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보면 맞겠지요.

어쨌든 이 번 차제에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심각히 되짚어보고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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