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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인가,주체적 여성선구자인가?
기사입력: 2009/04/10 [18:3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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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순 본지발행인
새로 발행될 5만원권 지폐에 들어갈 신사임당의 평가를 두고 세간에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화폐에 여성의 초상이 들어간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슈감인데 인물선정을 두고도 찬반양론이니 민주주의국가가 좋긴 좋은가 봅니다. 인물선정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지폐로 보면 1000원권에는 이황(퇴계)선생이, 5000원권에는 이이(율곡)선생이, 10000권에는 세종대왕의 초상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제 50000원, 100000원짜리 지폐를 발행함에 있어 돈의 가치를 떨어뜨려 인플레를 부추긴다는 반대에 맞서 거래상 간편함으로 찬성을 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만 과연 어떤 인물이 들어가야 하느냐 하는 문제로도 각계각층의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지요. 여성계에서는 양성평등 차원에서 여성인물의 초상화를 넣을 것을 주장해 왔습니다만 결정 후에도 어떤 여성인물을 선정해야 하는가 하는 것도 만만치는 않아 많은 여성인물들이 거론되었지요. 최종적으로 한국은행에서는 신사임당을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선정이유는 양성평등의식제고와 여성의 사회참여에 기여하고 여성문화를 중시하는 시대정신을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었지요. 아울러 신사임당으로 선정한 것은 “교육과 가정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이유도 아울러 밝혔습니다.

유관순열사와 나혜석을 추천해온 일부 여성단체의 반대가 만만찮았지요. 반대하는 여성들의 의견인즉슨 새 화폐의 여성인물은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새로운 여성상을 표방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맞는 말이라고 필자도 공감을 합니다.

식민치하에서 국가의 주권을 되찾는 일에 초개같이 목숨을 던진 유관순열사의 정신은 후대에 까지 이어갈 애국정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역사가 만들어온 통념상 훌륭한 여성상은, 남성중심적 유교사회의 산물로 주체적 인간의 모습이 아닌 여성의 모습들이어서 하나하나 재조명되고 있는 마당에 이번 신사임당의 선정은 아주 적절한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화폐가 무엇입니까?

한나라의 경제활동수단으로 국민들의 공통대화 매개체가 아닙니까? 모르는 사람들이 거래를 하고 주고받음으로 통하게 되는 수단이 화폐지요. 말이나 글보다 더 앞서는 보편적인 거래수단이니 그 중요성으로 보면 한 나라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하겠습니다. 그 나라의 역사가 담겨있고 정치가 담겨있고 문화가 담겨있습니다. 사용하는 국민들의 애환과 사연이 담겨있는 소중한 역사적 예술품이기도 하지요.

이런 맥락으로 볼 때 5만원권의 인물선정은 의미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겠습니다. 해서 잘못 그려진 신사임당의 모습을 재해석해서 알리는 작업이 수반돼야 함을 주장하고 싶은 것이 필자의 사견입니다. 조선시대 이원수의 아내로, 대학자 이율곡의 어머니로  알려져 유교사회의 전형적 현모양처 모습으로 부각되어진 사임당 신씨의 진면목을 재조명해야한다는 것이지요. 남편과 자식의 성공에 헌신했던 현명한 어머니의 모습과 어진 아내의 모습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예술과 교육에 대한 한 여성의 위대한 열정과 노력, 주체적 삶을 살아낸  앞서간 여성선각자의 모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환언하면 남성중심의 사회가 만들어낸 보조역할의 모습에 앞서 이미 사임당 신씨는 결혼전이나 후에도 학문탐구로 학식이 높았으며 시인, 화가, 서예가로 자신의 재능을 갈고닦아 자기주도적 영역을 구축한 인물이지요. 자식들을 차별하지 않고 교육시킨 교육가로, 남편의 어리석음에 단호하게 대처했던 동반자로서 삶을 주도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진보적인 여성운동가의 모습으로 재조명돼야 합니다. 50000원권에 초상이 들어갈 신사임당은 후세에도 길이 남을 뛰어난 여성선각자로 재평가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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