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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
대학 등록금의 과다 시비를 계기로
개선돼야 할 대학제도 문제와 일반인의 교육 바라보는 시각
기사입력: 2005/08/04 [09:4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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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창 기자
▲대학교 강의실    

 
최근, 고려대학교 총장의 '대학등록금 1500 만원 적정' 취지의 발언이 그 학교 학생들에게 많은 반발을 사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의 입장에 따르면, 만일의 경우 대학등록금이 그 정도로 불어나게 된다면, 많은 수의 학생들이 금전상의 압박으로 인하여 학업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대학교 총장의 입장에서라면, 학교 운영상 소모되는 비용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그런 주장을 냈을 터이고, 또 학생들 입장에서는 자신들 부모의 부담 역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오히려 그런 입장 차이가 나온다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오늘, 두 이해 당사자간의 시비자체를 논하기보다는, 오히려 우리 나라 대학의 근본적인 문제점, 다시 말해서 대학의 학제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먼저 한 번 짚고 넘어가 보고자 하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오늘날과 같은 서구식의 대학 학제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구한말, 서양 기독교 선교사들에 의해서가 처음이었다. 이른 바, '배재 학당'이나 '이화 학당' 과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인 것이다.

그렇게 새로 처음으로 도입된 서양식 대학 학제 제도는 나름대로의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었음으로 해서, 점차적으로 우리 나라에까지도 보다 합리적인 새로운 교육 방식으로서 자리잡아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 이전까지의 우리 나라 전통적 교육방식 다시 말해서, 조선시대의 성균관이나 서원, 그리고 소규모의 서당 등을 통한 교육 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차별적인 양태를 띄우고 있었음이 사실이었다.

이른 바, 양반이나 양민의 자식들만이 과거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노비라든지 하는 그 이하 계층 사람들에게는 처음서부터 공부를 해서 출세를 하는 길 자체부터를 철저히 봉쇄 해 왔던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서양의 새로운 교육 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획기적인 새로운 방식이었다는 것을 차마,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 날, 우리 사회 현실에 있어서 이 서양식 교육제도라고 해서 전혀, 폐해가 없는 것일까? 그러나 결코,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오늘 날 우리의 교육 현실이 처해있는 수많은 문제점들을 한 번 들여다보면 말이다.

필자로서는 현시대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을, '피 교육 자원(피교육자)의 과다한 배출' 문제로 들어보려 한다. 조선시대에는 과소한 피교육자의 배출이 문제가 됐는데, 현 시대에는 되려 과도한 '피 교육 자원의 배출'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꼭 대학교를 가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단지, 좋은 조건의 배우자를 여하히 물색 해 볼 수 있다는 것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만드는 말하자면,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그 어긋나 있는 사회환경이 바로, 문제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 대학입학을 원하는 사람들 중엔, 단지 학문 그 자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그저 취업이나 결혼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수단 이른 바, 졸업장 그 하나만을 보고서 무턱대고 대드는 이들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실제, 필자 역시도 대학 시절에 그런 친구들을 많이 겪어보기도 했다. )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대학이 오로지, 진리탐구의 전당이라 칭해 질 수 있으며 또, 사회적인 선망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질 수가 있단 말인가.

그리고 또 하나, 교육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 한가지를 더 덧붙이고 싶다. 그저 어떤 한 인간에 대한 평가를 함에 있어 그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인격의 수준이라든가 실력 면을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대학교의 졸업장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 해 버리는 문제, 그것도 지방 대학이나 수도권의 중류대학(?)이 아닌, 일류대학교의 그것을 가지고 있는가 없는 가부터 먼저 따지고 드는 그 왜곡된 폐해의 문제점 말이다.

사실, 인간의 능력이라고 하는 것은 한 사람이 열 가지를 다 잘 할 수가 없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또, 실제로 한 사람이 무리를 해서 열 가지를 다 혼자 처리해서도 그리 바람직한 것이 못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세밀하고 깊게 업무분화가 되어 있는 현실에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너무 '슈퍼맨' 같은 초인적인 인간만을 기대 하는 경향이 있다. 학교에서도 모든 과목을 다 잘하는 아이가 훌륭한 학생이라는 억지 논리가 통용되고 있는 가 하면, 사회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더 우대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인 것이다.

그저 학생들이 한 과목 한 가지 재주만 잘 해서는 학교 교사들의 눈에 뜨일 수 없다거나, 일반인들도 한가지 재주만을 갖고서는 대체적으로 대우를 받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우리 사회가 처해있는 기막힌 현실인 것이다.

진정한 선진 사회라고 하는 것은 무조건 모든 과목을 종합적으로 다 잘 해서 일류대학교를 우수한 종합성적으로 들어간 사람들만을 높게 치는 사회가 결코, 아닐 것이다.

학생들의 경우엔 그저 인문분야가 되었든 자연분야 되었든 또, 일반인들의 경우에도 각자가 지니고 있는 좋은 소질들을 당당히 밖으로 자랑스럽게 표출 해 내 보일 수 있는 떳떳한 사회가 되어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의 선진사회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의 고려대학교 등록금 시비 파동을 지켜보면서, 대학 제도 일반이 가지는 원초적 문제점 그 자체와 우리 일반인들이 평소에 지니고 있었던 심각히 왜곡된 교육관 그 자체마저도 철저히 파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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