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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
박근혜는 광주에서 출마하라
기사입력: 2005/08/04 [09:4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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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광순
노무현 대통령은 연정제안의 취지의 핵심이 지역주의를 해소할 선거제도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사발전의 걸림돌로 1) 독재적 체제와 사상 2) 부정부패 3) 분열을 들었다.

이승만의 독재, 박∙전∙노로 이어졌던 군사독재는 용기 있는 학생과 시민의 힘으로 끝이 났다. 관변단체들을 동원하여 온갖 비리로 얼룩지게 했던 선거부정이나 정∙관∙언의 유착도 차떼기 현장을 국민에게 들키고, 밀월현장을 기록해왔던 새와 쥐들의 활약이 들통 남으로써 모두 종말을 고하게 되었다. 정치개혁, 정당개혁이 이어지고 있으므로 정경유착으로 발생되었던 부정부패는 이제 대강은 청산되었거나 청산될 것이다. 브라보! 그리고 이제 <분열의 극복>이 우리에게 남은 과제라고 본 것이다.

분열!

아주 악질적이고 고질적인 분열은 지역주의에서 생겨났다. 일찍부터 박∙전∙노는 지역주의를 심화시켜 권력을 공고히 해왔으므로 그들에게 가해자의 딱지를 붙일 수는 있을 것이지만 가해자, 피해자를 가리는 일이 무의미할 정도로 지역주의는 브레이크 고장 난 차가 비탈길을 굴러가듯 속수무책으로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어둠의 세력들에 의해 점점 깊어지는 지역주의의 골, 분열을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대통령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동서의 분열, 증오, 삐딱한 눈초리는 ‘습관’, ‘일상’이 되어버렸으니까. 그러나 이러한 분열적 요소를 극복하지 않고서 계속 기회가 있을 때마다 증오와 불신과 반목이 반복된다면, 나라가 잘 될 수 있을까.

하여 노무현 대통령은 주식시장이나 국민의 살림살이가 안정되어가고 있으며 동시에 몇 가지 일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국정운영의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으니(멀티태스킹) 이제 정치개혁도 해야겠다는 것이다.

“북경문제도 관리하고 동시에 정치개혁도 하고 동시에 경제 살림살이도 다 꾸려갈 수 있다. 자, 다른 것 걱정 말고 지금, 정치개혁에 대해 의논해 보자!“

깊이 파여진 골, 찢어진 곳을 꿰매자면? 당연히 양쪽에서 흙을 날라다가 쏟아 붓고, 양쪽을 잡아당겨 꿰매야할 것이다. 그 일을 누가 하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풍조가 한 사람만을 뽑는 소선거구제와 결합하면 선출된 자는 당연히 골을 점점 더 깊게 파고 점점 심하게 천을 찢을 수밖에 없는 일.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지금까지 얼마나 지긋지긋하게 경험해 왔나. 선거구를 조금 넓혀 정당이 다른 두 사람을 뽑든가, 정당지지율을 비례대표 수에 반영해서 동은 A당 의원, 서는 B당 의원이 선출되는 도식을 깨야 할 것이고 그러자면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 권역별비례대표제, 독일식 정당명부제 등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니 제발 이야기 좀 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역감정을 부추겨 가장 큰 이득을 얻은 정당은 한나라당. 망국적 분열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성숙한 정치집단이라면 국물 바라지 않고 당연히 공론의 테이블에 나와 앉겠지만 그것을 그들에게 바라는 일은 나무 아래서 물고기를 구하는 일과 다르지 않을 터. 노무현대통령은 그들에게 자기 손에 가진 것을 내어주겠다며 그들의 마음을 달랜다.

“내가 가진 정부 권력을 내어놓을 터이니 테이블에 나와 이야기 좀 해 보자. 나는 정말 권력을 적게 가져도 좋거든. 진짜 분열을 없애는 방법을 함께 궁리해서 만들어 보자는 거야. 연정이란 정부권력을 나눈다는 것이지 의회권력을 통합하자는 게 아니야. 국회 토론구조는 그대로 살아있는 거야.

그러면 아주 습관적으로 싸우는 행태들은 사라지게 될 거 아니야. 그런데 무슨 91%가 넘는 1당독재고 야당이 사라진 국회냐고. 어우 증말! 못 알아듣는 거야, 아니믄 못 알아듣는 척을 하는 거야. 정부권력을 한나라당이 나눠 가지면 정부가 하려는 일을 여소야대의 국회가 이전처럼 습관적으로 발목잡고 눈을 째려보지는 않을 거 아냐. 진지하게 토론하는 정치 한 번 해 보자고!

그런 상태에서 선거구제를 개편해서 지역구도 문제가 해결되면 우리 정치문제가 다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상당부분 해결되겠지. 그러나 분열요소들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중대한 문제들이 결코 풀리지는 않을 거야. 선거 때마다 살아나겠지. 내 임기가 끝난 다음에라도... 아유, 끔찍해!”

그러나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노 대통령의 제안을 도무지 못 알아듣고 있다. 그렇다면 찬찬히 다시 설명을 드릴 수밖에.

“지역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

==>지역을 정치에 이용해 온 게 누군데요?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지역을 정치에 이용하지 않는 제도적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요.

“대통령이 나눠주는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부한다.”

==>국민으로부터 대통령 자리를 넘겨받은 사람을 탄핵은 왜 했는데요? 그 권력은 국민에게서 받은 게 아니라 땅에서 솟아난 것이었답니까? 뭐 정부권력을 거부한다면 할 수 없지요. 거부하더라도 지역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자는 것에는 동의하는 모양이니 그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봅시다.

“지역에 대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지, 굳이 선거구제를 바꿔 극복한다는 것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럼, 박근혜님, 광주에서 출마하셔요. ‘자꾸 방문’해서 광주‘지역에 대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극복’이 될 터이니 틀림없이 광주에서 출마하시지요. 상임위에 39회중 10회 (26%) 참석으로 꼴찌를 하셨더군요. 여기저기 다니시느라 상임위 소홀히 하지 마시고 의정활동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필요하겠고요. (물론 노 대통령은 민주당적을 가지고 부산에서 이미 시도를 해 보았답니다. 지역에 대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려 해도 유세장에는 강아지 한 마리 남아있지 않더군요.)

“대통령제와 가장 잘 맞는 선거구제가 바로 소선거구제다”

==>소선거구제야 말로 지역구도 온존의 핵심 아닙니까? 아니라고 우기시려면 광주에서 출마하시라니까요. 그러나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독일식 정당명부제에 대해서는 아직 시도한 바도 없지 않나요? 내용을 알고는 계시나 모르겠네. 총선이 코앞에 닥쳐서 선거구제 개편하는 것 보다 미리 미리 고민하고 궁리하는 게 낫지 않은가요? 그리고 선거가 코앞에 닥쳐서야 나누어줄 것도 남아있지 않은데 정부권력을 나누어 주겠다고 말을 꺼낼, 상대의 수준을 이해하지 못하는 염치없는 대통령은 아니거든요.

“연정 제의 자체가 위헌이다.”

==>법 논리를 너무 현실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해석하지 말고 형식논리와 개념법학적 해석 방법론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 노무현대통령의 생각인 모양입니다만, 머, 뛰어넘기가 싫다시니 할 수 없지요.

그렇다면 연정논의는 이제 집어 치우고, 한나라뿐만 아니라 여야를 막론하고 분열된 지역구도 상태에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던 지역구도의 수혜자였던 국회의원들 전체를 상대로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선거구제 개편을 비롯해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겠지요.

그리되면 대통령과, 지역주의가 심화시켜온 분열을 극복하려는 양심적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들과, 각성한 국민들과 함께 기득권에 안주하는 당신들과 맞서 전선을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북한 늑대들의 위협’을 말끝마다 들먹이며 국민을 우롱했던 군사독재자들처럼 ‘도탄에 빠진 민생’을 습관적으로 들먹거리며,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그에 안주해온 자들이 누구인지, 전선이 형성되면 분명해 지겠지요.

아. 진도가 안 나가는 것 같더니 이제 서서히 발동이 걸리나 봅니다. 정말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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