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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 김준호와 평강 손심심의 재피방
대포댁의 레시피 … ‘젓갈’ (2)
기사입력: 2020/07/07 [16:2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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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호는 18세에 춘당 김수악 명인을 은사로 소리와 악을 배웠으며, 상징민속학을 전공했다. 해병대 484기이며, 2014년 1월 1일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4호 국내 지신밟기 예능 보유자로 선정되어 인간문화재가 됐다. 

  손심심은 17세에 문장원, 양극수, 김동원 명무를 은사로 동래양반춤, 동래할미춤, 동래학춤을 시작하였고, 전통무용을 전공했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동래야류 전수조교이고 동래학춤 이수자이다. <편집자주>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맛을 나타내는 언어적 표현으로는 ‘짜다(salty, [셴] ), 맵다(spicy, [신]), 시다(sour, [쏸[), 달다(sweet, [간]), 쓰다(bitter, [쿠[)’등이 있는데, 주로 그 맛을 접했을 때의 혀나 입술, 숨을 뱉고 흡입하고 호흡하는 모양이나 소리로 인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입맛을 다실 때의 [ㅅ, ㅆ, ㅉ, ㄷ]이나, 맛이 써서 퉤퉤 하고 뱉는 형태인 [비터] 등이 맛을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

 

맛은 문화적인 차이나 환경에 따라 그 느낌이 큰 차이가 났다. 중세 유럽인들은 단맛, 매운맛, 신맛의 3가지만 느낄 수 있었다.

쓴맛은 아예 없었고 짠맛은 단맛과 동일하게 취급했다.

 

대개의 한국인들은 발효 음식의 발달로, 그 음식 고유의 풍미를 한 차원 높인 전혀 다른 감칠맛을 느끼는 혀의 감각이 유별나게 발달되어 있었고 그 언어도 다양했다.

 

예를들어 ‘촌맛’이라는 표현만으로도 서로가 공감하는 맛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맛 표현들이 있었다.

 

외국어로 변역하기 조차 힘들고 애매한 ‘시원하다, 깔끔하다, 개운하다, 담백하다, 깨끗하다, 들큼하다, 들부드레하다, 밍밍하다, 떫다, 느끼하다, 구수하다, 고소하다, 맛깔스럽다, 감칠맛 난다’ 등의 맛에 대한 표현은 맛이 초감각적인 경지에 올라야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거기에다 대표적인 미각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표현이 있었다. 매운맛에 대한 표현으로 ‘매콤하다, 맵싸하다, 맵짜다’가 있고, 단맛에 대한 표현으로는 ‘달달하다, 달콤하다, 달짝지근하다, 달곰쌉쌀하다’와 쓴맛에 대한 표현으로는 ‘씁쓸하다, 쌉쌀하다, 씁쓰레하다’, 신맛에 대한 표현으로는 ‘새콤하다, 새콤달콤하다, 시큼털털하다’가 그것들이다.

 

이러한 여러 맛의 가장 원초적이고 필수적인 맛이 바로 ‘짠맛’이었다. 육류의 누린내를 없애주고, 곡식으로 만든 음식의 무미건조한 맛을 없애주는 짭짤한 소금의 맛은 인류를 매혹시킨 첫 입맛이었다.

 

맛과 관련된 표현의 실마리는 의외로 수월하다. ‘짜다’는 ‘짭짤하다’나 경상도 방언 ‘짜바라’ 등에 그 원형이 남아있는 ‘짜+ㅂ’이 그 고대 모어였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는 지금도 세계에서 제일 짜게 먹는 짠 음식의 본고장이다. 그것은 암염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소금광산들 때문이었다.

 

잘츠부르크는 막대한 소금 수입과 염세 수입으로 인해 권력 암투가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결국 소금 시장을 지배하려는 가톨릭 주교회가 8세기부터 1816년까지 직접 통치하는 도시국가가 되었다.

 

잘츠부르크는 소금을 뜻하는 '잘츠(Salz)'와 성을 뜻하는 '부르크(Burg)'가 합쳐진 말인데, 이 '잘츠(Salz)'가 ‘짜다’에서 온 말로 우리말의 ‘소금’을 이해하기에 더욱 가까운 말이었다.

 

소금의 고대어 ‘짜+ㅂ’은 ‘짜봅> 소픕> 소흡> 소급> 소곰> 소금’의 변이 과정을 거쳐 소금이 되었다.

 

소금의 일본어인 [시오], 중국아인 [소워]도 ‘짤> 솔’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영어의 ‘salt, salad, sausage’등과 로마 공무원의 월급을 소금으로 준대서 생긴 salaried man도 이와 연관이 있다.

 

인체에서 맛을 느끼는 중요한 기관인 ‘혀’도 이와 관련이 있다. 혀는 고대어에서 [써]라고 발음을 하며 경상도 방언인 [쎄]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소금 맛을 느끼는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舌의 중국어 [셔으], 일본어 [싯다]와 관련이 있다. 이 ‘ㅅ’이 ‘ㅎ, ㅌ’으로 변이하며 우리 말의 [혀], 몽골어인 [히흩], 영어의 [텅그]로 변하였다.

 

이같이 소금의 맛은 워낙 중요한 맛이라 ‘짤’은 짜르> 카르> 가르> 갈> 간> 감으로 변이하면서도 많은 파생어를 낳았다.

 

‘소금에 절이다’의 [절, 쩔, 저]도 그 파생어이고, 입맛 당기게 약간 짠 듯한 맛을 표현한 ‘간간하다, 간맞다, 젓갈’ 등도 그렇고, 약간 짜고 시원하고 매운맛을 뜻하는 ‘칼칼하다’도 여기서 파생된 말이다.

 

된장, 간장의 ‘된’도 ‘짠> 딴> 딘> 된’으로 변이된 경우이고, ‘장’은 ‘짠> 장’에서 변이된 형태이다. 한편 ‘딴’이 변이되어 ‘땀’이되고, 소금의 몽골어 [다우스]도 이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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